2012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임상종양학 이슈로 전이성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 타깃 치료제 개발이 꼽혔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최근 연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 한 해간 환자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연구 성과들을 소개했다. ASCO 편집이사진 21명은 2012년 주목받은 연구 87건 가운데 △내성 극복을 위한 치료전략 △맞춤의학 △선별검사 △적응증 확대 및 신약 허가 네 가지 분야에서 17개 주요 이슈를 선정했다.

편집이사진은 "암 예방과 진단, 치료, 환자 삶의 질 분야의 임상연구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주목할만한 성과가 많이 나왔다"며 "특히 올해는 기존에 사용되던 약물 5개의 적응증이 확대됨과 동시에 7개 성분이 등장해 새로운 치료법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데 탁월한 효과를 자랑한 약물이 2개나 돼 눈길을 끌었다.


전이성 유방암, 표적치료로 생존율 개선

미국 워싱턴대 Bruce Roth 교수는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퍼투주맙을 표준요법에 더할 시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질병 진행이 크게 늦춰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마트 폭탄(Smart Bomb)인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도 임상연구에서 뛰어난 표적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먼저 퍼투주맙은 3상임상인 CLEOPATRA 연구에서 트라스투주맙과 도세탁셀 병용군에 추가했을 때 질병의 진행이나 사망 위험이 3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도 18.5개월로 위약과 트라스투주맙, 도세탁셀 병용요법보다 심장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항체-약물 복합제인 T-DM1는 FDA 승인을 기다리며 퍼투주맙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T-DM1은 3상임상인 EMILIA 연구에서 트라스투주맙 및 탁산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라파티닙과 세파시타빈 병용보다 독성은 더 적으면서 무진행 생존기간 및 전체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도 T-DM1군에서 43.6%로 병용군 30.8%보다 높았다.

지난 8월 FDA 허가를 받은 엔잘루타마이드는 전립선암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는 안드로겐 수용체 신호전달경로의 여러 단계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다. 3상임상에서 엔잘루타마이드는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전체 생존 기간을 18.4개월로 위약군 13.6개월보다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더불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 △연조직 반응률 △삶의 질 반응률 △PSA가 진행하기까지 걸린 시간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 △골격 관련 사건이 처음 발생하기까지 걸린 시간 등 모든 2차 평가기준에서 위약보다 우수했다.


1년간 12개 약물 승인 및 적응증 확대

그 외 2011년 10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1년간 FDA 허가를 받은 항암 신약은 △악시티닙(진행성 신장암) △비스모데깁(전이성/국소진행성 기저세포암) △카필조밉(다발성 골수종) △지브-아플리버셉트(전이성 대장암, 화학요법과 병용) △레고라페닙(전이성 결장직장암) 등이 있다.

비스모데깁은 처음으로 FDA에서 전이성 기저세포암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로 헷지호그 분자의 신호 전달경로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표적 치료제다. 3상임상에서 국소진행성 기저세포암 환자의 43%가 완전 또는 부분 반응을, 전이성 기저세포암 환자의 30%가 부분 반응을 나타냈다.

레고라페닙은 CORRECT 연구에서 표준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질병 조절율(DCR)과 목적 반응률(ORR)도 각각 44.8%와 1%로 위약군 15.3%, 0.4%보다 높았다.

더불어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이마티닙은 위장관기질종양 치료제로 확대 승인 받았고, 아피니토는 HER2 음성 유방암, 황산염 빈크리스틴 리포좀 주사제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파조파닙은 연조직 육종, 세툭시맙은 결장직장암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식도암 수술 전 항암화학방사선요법 효과

식도암 환자에서 수술 전 항암화학방사선요법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3상임상에서 수술 전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 방사선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군은 수술 단독군에 비해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절제를 달성한 환자는 항암화학방사선요법-수술군에서 92% 였지만 수술군에서는 69%였고, 전체 생존기간은 각각 49.4개월, 24개월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수술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수술 후 합병증은 두 군간 유사햇고, 원내 사망률도 두 군 모두 4%였다.

암 예방 분야에서의 주요 혁신으로는 구불창자내시경검사를 이용한 대장암 선별검사가 꼽혔다. 55~74세 남녀 15만 4900명을 대상으로 11.9년 추적관찰한 결과 구불창자내시경으로 선별검사 후 3~5년 후에 재검사한 군에서 일반적인 진료를 제공한 군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21%, 대장암 사망률은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위 대장암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반면 원위 대장암의 경우 사망률이 50%나 줄었다. 반면 흉부 X-ray는 일반인구집단에서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지 못해 폐암 선별검사로서는 부적격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