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감염 중환자 치료에 있어서 항생제 치료는 늘 고민거리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유철규 교수가 2006년 7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조사한 자료를 보면 국내 중환자실의 원내 감염 폐렴원인균 중 40.2%가 황색포도상구균이며, 이 중 89%가 다제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다.

또한 칸디다균에 의한 감염도 높다. 2009년 발표된 JAMA에는 전세계 7087명의 환자 중 배양검사상 양성이 나온 69.8%를 대상으로 중환자실 원내 감염의 원인을 분석한 자료가 발표됐는데 그 결과 칸디다균이 황색포도상구균(20.5%), 슈도모나스(19.9%)에 이어 세 번째(17.0%)로 많이 분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칸다다증에 감염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조사한 미국 다기관 데이터의 경우 경우 칸디다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10.0~35.7%이다. 우리나라는 더 높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광주, 대구의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칸디다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무려 47.9%에 달한다.

최근 내한한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 Markus Ruhnke 교수는 "칸디다균은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 환자에게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특히 중환자실에서 칸디다 알비칸스로 인한 사망률은 19%로, 타 감염질환에 비해 사망률이 높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치료다. 중환자실에서 침습성 칸디다 감염의 주요 위험 요인은 신부전, 높은 APACHE II/III score, 혈액 투석이 때문이다. 따라서 항생제 투여시 신독성을 고려해야하는데 국내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신독성이 높은 1차 치료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는 유럽과 다르다. 2011년 발표된 유럽의 유럽 임상미생물학감염병협회(ESCMI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인 암포테리신B 계열 치료제는 용량 및 치료 기간이 증가할수록 신독성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중환자에서 2차적 치료제로 고려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2차 치료제인 에치노칸딘계열 치료제가 1차적 치료제로 고려되고 있다.

Ruhnke 교수는 "에치노칸딘 계열 치료제는 하루 한 번 투여로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신부전/간부전 환자에 대해 별도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아 중환자에서 침습성 칸디다 감염의 적합한 치료제로 판단된다"며 "유럽에서도 칸디다균 감염의 1차 치료제 중의 하나로 추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석찬 교수는 "에치노칸딘 계열 뿐만 아니라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는 1차적 치료에 급여가 인정되지 않아 신기능이 저하된 중환자에게도 먼저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항생제 사용의 보험삭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감염내과와 협진하고, 임상학적, 이학적 소견 및 관련 데이터를 상세히 첨부해 치료 실패를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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