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L내성 유전자 여러 균종에 확산 우려

연세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감염내과 및 세균내성연구소 연구팀(이경원, 염종화, 용동은, 정석훈, 김준명, 정윤섭)은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Pseudomonas aeruginosa(녹농균)는 가장 강력한 β-lactam제인 carbapenem까지도 분해하는 β-lactamase를 생성하는 균주가 있으며, 이들이 우리나라 여러 병원에 퍼지고 있음을 규명하여 보고하였다.

Carbapenem(imipenem, meropenem)은 세균 세포벽을 잘 투과하고, penicillin binding protein(PBP)과의 친화력이 우수하며, 대부분의 β-lactamase에 안정하여 다른 β-lactam제에 내성인 그람음성 간균의 감염증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근래 이 약제에 내성인 세균이 증가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Carbapenem 내성이 특히 문제되는 균종은 Pseudomonas aeruginosa(녹농균)와 Acinetobacter 균종이고, Entero-bacteriaceae 균종 중에서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 대학병원의 경우 녹농균의 imipenem 내성률은 1994년에 4%이었으나, 1997년에는 16%, 2000년에는 20%로 현저히 증가하였다<그림 1>.



또한 1998년 국내 25개 병원이 참여한 Korean Nationwide Surveillance of Antimicrobial Resistance(KONSAR) group의 항균제 내성 조사 자료에 의하면 imipenem 내성 P. aeruginosa는 17%로서 우리나라의 다른 병원 분리주 중에도 이미 흔함을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imipenem 내성 균주는 A. baumannii 중에도 5%를 차지하였고, 소수의 Enterobacteriaceae 균종 중에도 있었다.

그람음성 간균의 β-lactam 내성 기전 중에는 β-lactamase에 의한 불활화, 약제투과성의 감소 및 유출(efflux), PBP와의 친화력감소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항균제를 불활화시키는 β-lactamase에 의한 것인데, 그 이유는 내성 정도가 다른 내성 기전에 비하여 높기 때문이다.

Carbapenem을 분해하는 효소 중에 임상적으로 특히 중요한 것은 metallo-β-lactamase(MBL)이다.

MBL은 금속이온(Zn2+)이 있어야 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효소는 penicillin제와 cephalosporin제 뿐아니라 carbapenem제까지도 분해하며 β- lactamase 저해제인 clavulanic acid나 tazobactam 등으로 억제되지 않는다.

또한 MBL 생성균은 aminoglycoside 등의 다른 계열의 항균제에도 내성인 균주가 많다<표 1>.

MBL 내성유전자는 다른 내성유전자와 함께 유전자 cassette 형태로 integron에 삽입되어 있어 이들 내성 유전자가 동시에 다른 균종으로 쉽게 전달될 수 있다<그림 2>.

MBL에는 IMP형과 VIM형 두 가지가 현재까지 알려져 있다.

IMP형은 1990년 초반에 일본에서 주로 보고되었고,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IMP형 생성균이 여러 나라에서 보고된 바 있다.

VIM형은 1999년 유럽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나, 그 수는 많지 않다.

연세의대 연구팀은 우리나라 환자에서 1995년 이후 분리된 P. aeruginosa와 P. putida 중에 carbapenem을 분해하는 VIM-2형 효소가 있음을 유럽 이외에서는 처음으로 보고하였다.

이어서 이러한 내성은 다른 그람음성 간균인 A. baumannii에도 있고, 현재까지 다른 나라에서 보고된 바 없는 Acinetobacter genomospecies 3, Serratia marcescens, Enterobacter cloacae에서도 관찰되어 이 내성이 여러 균종으로 차츰 퍼지고 있음을 밝히었다.

또한 이러한 내성균은 2000년에 국내 30여개 KONSAR group 병원의 조사에서 imipenem 내성 P. aeruginosa 중의 약 10%를 차지하였으며, 병상 규모가 큰 병원 뿐 아니라 중소 규모의 병원에도 퍼져있음이 확인되었다.

이 내성이 퍼지기 쉬운 까닭은 MBL 내성 유전자가 전파되기 쉬운 단위인 integron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Carbapenem을 분해하는 P. aeruginosa와 A. baumannii는 창상 감염, 요로감염, 패혈증, 폐렴 환자 등에서 흔히 분리되는데, 외래 환자보다는 주로 입원환자에서 감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내성균에 의한 감염증 치료에는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β-lactam제는 효과가없으므로 악성 종양 환자 등과 같이 면역기능이 억제된 환자가 이런 내성균에 의하여 중증감염에 걸린다면 치료가 어렵다고 하겠다.

소위 수퍼박테리아로 알려진 포도구균은 vancomycin에 중간 감수성이었고, 진정한 vancomycin 내성 포도구균은 현재까지 미국에서 단지 1예만 보고되었을 뿐이고, vancomycin 내성 장구균 등과 같은 그람양성 구균에는 linezolid, synercid와 같은 치료 약제가 이미 개발되었다.

그러나 그람음성 간균에 대해서는 imipenem과 meropenem이 가장 강력한 항균제이었는데, 이들 약제를 분해하는 세균이 우리나라에 확산되고 있음은 환자 치료를 어렵게 하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하겠다.

더욱이 이 내성 유전자는 다른 균종으로의 전달이 용이하여 앞으로 이 내성이 여러 균종에 더욱 확산될 것이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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