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TG, HDL-C, LP(a)까지 지질인자 총공세
스타틴, 피브레이트 이어 CETP, PCSK9 약물 등판 대기


이상지질혈증의 종합관리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HDL콜레스테롤(LDL-C)에서 중성지방(TG), HDL콜레스테롤(HDL-C)에 이르기까지 지질이상의 주요 인자들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퍼펙트게임을 기대하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이달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HDL-C 상승 기전의 CETP 억제제와 LDL-C 저하 기전의 PCSK9 억제항체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들이 대거 발표됐다. 스타틴을 통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질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약물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LDL-C만을 공략해서는 이상지질혈증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병태를 완전히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심장학회(ESC)는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별도로 구분해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지질이상은 더 이상 고지혈증(LDL-C)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HDL-C와 TG의 이상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병태로 진보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진영의 선봉장은 스타틴이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스타틴 단독요법만으로 LDL-C 70mg/dL 미만의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스타틴으로 LDL-C를 40 mg/dL 낮출 때마다 사망, 심혈관 원인 사망, 관상동맥질환, 뇌졸중이 각각 10%, 20%, 23%, 17%씩 감소한다.

하지만, 스타틴 자체의 한계도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스타틴 치료와 관련해 불내약성을 보이거나 지질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제, 답즙산수지, 나이아신 등을 고려토록 권고했다. 하지만 이들 약제의 효과는 스타틴에 비해 떨어진다.

스타틴으로 치료가 힘든 환자들을 타깃으로 강력한 LDL-C 저하효과를 갖추고 등장한 신약이 바로 PCSK9 억제항체다. LDL수용체와 결합해 혈중 LDL-C를 증가시키는 PCSK9 단백질에 대한 단일클론항체로 이번에 발표된 2상 임상연구들에서 최대 50~70%의 LDL-C 조절효과를 보고했다. 3상임상까지 성공하면 스타틴과 더불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을 완전하게 커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PCSK9 억제항체는 LP(a) 저하효과까지 보고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치료에 피브레이트를 최고 등급(Class I)으로 권고하고 있다. 피브레이트는 FIELD와 ACCORD-Lipid 연구 등에서 고TG·저HDL-C 환자의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낮춰 타깃치료 효과를 검증받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의 김효수 교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은 스타틴으로 잘 치료받고 있더라도 잔여 위험도를 고려해 피브레이트를 사용해야 한다"며 "스타틴과 피브레이트만으로도 90% 정도의 지질이상 환자들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약물 가운데서는 나이아신이 가장 강한 HDL-C 상승효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AIM-HIGH 연구에서 심혈관사건을 유의하게 줄이지 못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 나이아신을 권고했으나 낮은 등급(Class IIa)을 부여하고 있다. 또 다른 아웃컴 연구인 HPS2-THRIVE를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HDL-C 조절전략의 패자를 자처하고 나선 CETP 억제제 역시 AH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dal-OUTCOMES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00% 대의 HDL-C 상승효과를 갖추고 혈압상승 부작용이 없는 아나세트라핍의 3상 임상연구(REVEAL)가 진행 중이어서 최종 향배는 더 지켜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스타틴과 피브레이트에 이어 나이아신, CETP 억제제, PCSK9 억제항체까지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검증받으면 지질인자 100%를 커버할 수 있는 퍼펙트게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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