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영업만 담당하는 CSO 증가

제도 변화 바람 타고 제약사 수요 증가
국내사 대부분 영세... "전문성 키워야"


약가인하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제약산업 구조도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영업만 전문적으로 맡는 이른바 영업전문대행회사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영어로는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로 불린다.

사실 제약산업에서 CSO는 그리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법인설립 초기 영업력이 떨어지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의약분업 직후부터 CSO를 활용해왔다.

그중 유디스는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영업 및 마케팅 전문회사를 표방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이며 사세가 커져 현재는 의료기기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CSO란 말을 젤 처음 도입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업전문 회사들이 제도 변화바람을 타고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매출감소)에 따른 인력감축을 실시하면서 이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CSO를 찾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울러 새로운 접근 툴을 위해 CSO를 찾기도 한다.

최근 1~2년 사이 새로 생겨난 회사는 인벤티브헬스코리아, 맨파워코리아이다. 모두 다국적 회사로 본토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이다.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의 주 파트너다.

토종 회사들도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현재 동구제약은 영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만들어 CSO를 출범시켰다. 또 CPM 등도 최근 생겨난 CSO다. 약 80여명으로 꽤 규모가 있다. 도체오는 도매회사지만 최근 영업전담조직을 꾸리며 CSO 역할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규모가 작아 드러나지 않을 뿐 현재까지 대략 20여 CSO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 CSO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서도 전문영업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노바티스,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아벤티스, BMS제약, 다케다제약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CSO를 활용했거나 하는 중으로 적잖은 효과를 보고 있다.

CPM 유종현 사장은 "20년 전 리베이트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일본도 변화와 개혁을 시도 했고 그 과정에서 CSO가 성장했다"며 "한국도 일괄약가인하, 쌍벌제 등으로 환경이 변하면서 저비용 고효율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CSO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SO 트렌드가 자리 잡히면 앞으로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이나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국적 회사와 달리 국내사들은 영세한 곳이 많아

세계적인 CSO 회사인 인베티브코리아가 국내법인 설립을 했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당장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미리 선점하기 위한 행보라는 점이다.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는 반증이다. 이를 감지한 듯 국내 CSO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회사는 없다는게 업계 평가다.

현재 CSO가 갖춰야할 가장 큰 조건은 유능한 전문 인력과 차별화된 서비스(교육)이다. 기업의 투명성과 도덕성도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사 중 이런 조건을 갖춘 회사는 아직없다.

대부분 영업사원 출신들이 모여 만드는 수준이며 회사정보 및 클라이언트를 공개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이렇다보니 책임의식을 탈피하려는 조직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사고있다.

국내 CSO 1세대 격인 유디스의 유철욱 사장은 "국내 CSO가 성공하려면 제약사가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전문성과 차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국내 CSO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인식이 낮다. 시간이 갈수록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저비용 고효율 화는 제약산업이 해결해야할 숙제인 만큼 CSO는 앞으로 제약사들이 같이 가야할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CSO 발전을 위해 CSO 협회도 생겨야 한다"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