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혈당·혈압·지질 조절률 30%·37%·10% 대
혈당조절은 환자중심 맞춤치료로 무게중심 이동


지난 8~9일 열린 국제당뇨병학술대회(ICDM)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차봉연)의 "2012년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가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다. 2007~2010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10.1%로 조사됐다. 1971년의 1.5%와 비교하면 40년간 당뇨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

이에 반해 당뇨병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 당뇨병 역학과 고혈당 관리실태"에 대한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률(A1C 6.5% 미만)은 29.5%로 목표치 달성 비율이 극히 낮다. A1C 7.0% 미만을 기준으로 해도 50.6%에 그친다. 낮은 인지율과 치료율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적절한 치료전략이 구사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 전체 환자가 아닌 치료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률은 28%(A1c 6.5% 미만)와 48%(A1C 7% 미만)로 더 떨어진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률(130/80 mmHg 미만)도 37%로 저조하다. 항고혈압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50% 대에 머물렀다. 지질조절 실태는 더욱 심각한 상황. 전체 당뇨병 환자 중 LDC-C 100 mg/dL 미만을 달성한 경우는 40%, 중성지방 150 mg/dL 미만은 50%, HDL-C 40~50 이상은 40% 대였다. 세 가지 지질인자를 모두 성공적으로 조절한 경우는 10%에 그쳐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고혈당 가이드, 초기·적극치료 → 환자중심 맞춤치료

"Again ADA 2012" 세션에 연자로 초청된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Anne Peters 교수는 "올해 발표된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E)의 고혈당 공동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환자 중심의 맞춤치료였다"고 밝혔다. Peters 교수는 ADA·EASD 가이드라인의 편집위원(Writing group)이었다. 그는 "ACCORD 등의 연구로 인해 기존에 강조됐던 적극적인 혈당조절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적극 조절시 심혈관·사망 위험을 고려해 저혈당, 당뇨병 이환기간, 잔여수명, 합병증 등을 기준으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관리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해 발표한 한림의대 홍은경 교수 역시 "2008년 초기·적극치료가 강조됐던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이 2009년 공격적 혈당치료의 안전성 이슈로 인해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 치료로 전략적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혈당조절이 환자의 임상특성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연령, 체중, 인종, 저혈당, 체중, 합병증, 이환기간 등에 따라 혈당조절이 다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약제의 선택 역시 다변화될 수 있다. ADA·EASD 가이드라인은 고혈당 약물치료의 일차선택으로 메트포르민을, 이차선택으로 설포닐우레아(SU), 티아졸리딘디온(TZD), DPP-4억제제, GLP-1유사체, 기저인슐린을 제시하고 있는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홍 교수는 "이차선택시 저혈당 위험이 고려돼야 하는 환자에게는 TZD·DPP-4억제제·GLP-1유사체가, 체중증가의 부담이 큰 환자에게는 DPP-4억제제나 GLP-1유사체가, 비용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SU나 인슐린 등이 선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메트포르민 일차선택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적용되며, 인크레틴 기반 요법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형국이다.

▲지질 가이드, 당뇨병 환자 LDL-C 목표치 70 mg/dL 미만 제시

고려의대 김난희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대해 발표,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 될수록 당뇨병 환자의 LDL-C 목표치가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예를 든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동맥경화학회(EAS)의 지질 가이드라인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표적장기 손상, 중등도~중증 만성신장질환 등의 병력이 명확하거나 10년 내 동맥경화성 사건 발생 위험도 10% 이상을 초고위험군으로 규정하고 LDL-C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제시했다.

2011년 발표돼 가장 최근의 지질치료 동향을 담고 있으며, 내년 초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ATP 4차 보고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김 교수는 ATP 4차 보고서와 관련해 ▲저위험군에서의 치료효과로 인한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일차예방 역할 강화 ▲심혈관위험도 분석 모델의 업데이트 ▲LDL-C 외에 지질표적으로서 non-HDL과 ApoB의 역할 ▲심혈관 위험인자로서 hsCRP의 역할 ▲HDL-C와 중성지방의 역할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혈압 가이드, 목표치 130/80 mmHg 미만 근거는?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관리 가이드라인"에 대해 발표한 인제의대 김동준 교수는 현재 제시되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혈압 목표치에 대한 논쟁을 소개했다. JNC 7차 보고서를 비롯해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유럽고혈압학회(ESH)·ADA 등 대부분이 목표치로 130/80 mmHg 미만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목표치를 지지하는 타당한 과학적 근거는 미약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

김 교수는 "이완기혈압 80 mmHg 미만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수축기혈압 130 mmHg 미만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합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ACCORD와 INVEST 연구에서 수축기혈압 130 mmHg 미만의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본 결과, 뇌졸중을 제외한 다른 아웃컴에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ESC는 올해 발표된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의 혈압 목표치를 140/80 mm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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