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이 탄생하기 위해 병원에서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기본적인 연구 인프라를 갖추는 동시에 제약사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연구원 임상의학연구소는 14일 "신약개발 촉진을 위한 병원과 기업의 역할" 주제로 제약사를 대거 초청, 임상시험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기존 수동적인 임상시험이 아닌 처음 단계부터 병원이 기업과 함께 참여하고 병원 역시 경쟁력을 갖추는데 의미를 뒀다.

일단 삼성서울병원은 각자 연구 인프라가 강하고 병원이 교수 연구를 적극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이 병원 고재욱 연구전략실장은 "임상연구는 5년간 18% 성장했으며, 2012년 현재 1139건을 기록하면서 2020년에는 2440건을 달성할 것"이라며 "특히 중요한 것은 연구자 주도 임상 HT가 1055건, 스폰서가 있는 SIT가 340건으로 교수들이 훨씬 주도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임상연구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 10여명의 별도인력과 연구병상 38병상을 두고 있다.

덩달아 초기 임상도 늘었다. 임상 1상은 2007년 4건에서 2009년 7건, 2010년 22건, 2011년 25건으로 성장했다. 서울대병원 2009년 29건, 2010년 31건, 2011년 31건, 서울아산병원 2009년 9건, 2010년 18건, 2011년 24건에 비해 성장세가 눈에 띌 정도다.

이후 2016년 연구, 교육동이 완공되면 한층 더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 전세계 공동연구에서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n수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의 연구협력 강화로 실제적인 성과에 한번 더 도전한다. MOU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알맹이가 있는 협력이 핵심이다.

임상시험센터장 박영석 교수는 "현재 제약은 다변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 임상연구에서의 환자니즈, 임상적용 가능성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병원도 여기에 맞도록 연구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내부 연구진과 기업을 대상으로 A-CRO가 만들어졌다. 아이디어가 있거나 자문을 구할 곳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Academic" 의미를 가미한 CRO를 말한다. 디자인과 프로토콜 개발, 전문컨설팅, 전주기 임상시험 서비스등이 가능하다.

또한 임상연구 데이터 인프라도 기업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의료진 1200명, 교수 460명에 첨단 의료기기 사용 1만 이상, 검진 데이터 5만 이상 등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하면 R&D 통합지원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며 "병원-기업 연계 최적화지원 시스템을 갖췄으며, 앞으로도 사업설명회를 꾸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약사 "병원과 협력은 필수" 한목소리

이날 참여한 제약사들도 "병원과의 협력이 필수"라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녹십자 황유경 박사는 삼성서울병원과 공동개발한 헌터라제 사례를 예로 들며 "외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신약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환우회와의 관계는 물론, 임상의사의 지속적인 참여와 협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밝혔다.

CJ 김 현 부장도 "병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약물 컨셉 디자인부터 같이 참여하면 실행가능하면서도 빠른 길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신약이 임상과 맞물려 아시아 허브로 도약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JW중외제약 이종훈 연구기획팀장도 "제약사는 협업이 필수다.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내부 기반 외에 실제 사용하는 병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며 "전임상 단계에서 제약사가 보유한 후보물질, 실험모델을 통해 환자에게 효과적인 후보군을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병원의 의지와 이를 통한 서로간의 대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미약품 박경미 부장은 "제약사 자체가 개발, 영업 등 제각각 나눠져 업무에 집중하다보니 병원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의 여러가지 세미나, 연구성과 발표 등 교류 활성화를 통해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게 되면 더 많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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