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설이 끊이지 않았던 이스라엘 국적의 테바사가 결국 국내 제약사를 통해 한국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6일 한독약품이 공시를 통해 밝히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한독약품은 테바사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예비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결정된바 없으며 성사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과는 한 달 후쯤 다시 발표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런 가운데 흐름을 보면 테바사의 진출은 한독약품의 결정에 달려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테바사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수많은 분석을 했었고 그 결과로 한독약품을 최적의 파트너로 판단하고 한독약품의 문을 두드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한독약품이 테바사와 합작회사 설립을 결정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당장의 이득은 제네릭 사업이라는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현재 테바사가 어떤 제품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제네릭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 방위 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독약품은 제네릭 시장에서의 상당한 위치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흥시장 공략도 수월해진다. 테바사가 사실상 포화된 국내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들어올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중국을 비롯해 신흥시장 공략을 목표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경우 한독약품이 보유한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도 연착륙을 점쳐볼 수 있다.

게다가 테바사는 케미컬 및 바이오 신약도 개발하고 있어 한독약품은 추가 신약도 확보하게 된다. 사노피그룹과 결별로 신약확보에 비상이 걸린 한독약품의 입장에서는 테바사의 합작회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 같은 환경에서 테바라는 거대 기업이 합작회사를 제안했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테바의 경우 내수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윈윈사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합작회사가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가뜩이나 제약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는 점은 국내제약사로서는 사실상 모험이나 다름없다. 외부 전문가들은 테바 규모로 볼 때 초기 설립비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독약품은 사노피 그룹과 지분관계 정리를 통해 내부전열을 가다듬고 앞으로 살길을 구상하고 있는데 합작회사 설립으로 예상치 못한 재원이 나갈 경우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게다가 경영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 간 입장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 테바는 오랜 시간을 소비한 만큼 이를 보상받기 위해 한국에서 공격적으로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코드를 한독약품이 잘 맞출지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이스라엘 약이 시장에서 잘 팔릴지도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산 제네릭에 대한 기대치와 달리 이스라엘 약에 대한 이미지가 아직 확립돼있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세계적인 제품이라고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내노라할만한 다국적 제네릭 회사의 성공사례가 없는 것도 사인하는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제 막 토종 기업이라는 명찰을 달았는데 또다시 이를 버리는 것도 상당한 딜레마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한 다국적 제약사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득이될 수 있고 경제적 여건을 고려한다면 부담일 수 있다"면서도 "회사 미래 발전에 있어서 어떤 것이 득이 될지를 잘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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