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투자 여력 갖추려면 몸집 키워야

최근 굴지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미국의 화이자사가 파마시아를 인수, 세계 제1의 제약사가 되었다.

또 얼마전에는 영국의 글락소가 스미스 클라인 비챰을 인수해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으로 거듭 태어난 바 있다.

국내 부동의 매출 1위인 박카스의 동아제약과 우루사의 대웅제약이, 또 버들표로 상징되는 유한양행과 아로나민 골드로 이름난 일동제약이 한가족이 된다면 우리 제약산업의 앞날은 어떨까.

최근들어 국내제약사들간의 과감한 인식전환을 통한 인수 합병으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쩍 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인수 합병을 통해 국내제약사들의 규모를 키워야만 진정한 신약개발에 나설수 있으며 세계 굴지의 제약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한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걸리는 기간은 평균 12년에서 15년이, 개발비용은 평균 8천억원에서 1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군다나 신약개발의 어려움은 개발 가능성이 보여 연구에 들어간 신물질 이라고 하더라도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허가과정을 성공적으로 거쳐 시장에 출시될 확률은 5천~1만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업체들은 이러한 장기간의 노력과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을 투입해 개발한 신약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되지 않는다면 신약개발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약값인하 요구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만료 등으로 도래하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의 인수 합병을 추진하는 한편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인수 합병은 최근 미국 화이자사가 파마시아사를 인수한 것이 가장최근의 인수 합병이나 현재에도 영국 굴지의 제약업체가 역시 다국적 제약업체인 A사나 B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제약업체 중 한국제약협회에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는 제약업체는 1백93개 업체로 이중 매출순위 30대 국내제약업체의 연구개발 투자비는 매출액 대비 5.89%(2001년도)에 불과한 실정으로 국내 전체 제약사의 연구개발비가 한해에 2천억원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열악한 연구비 지출통계는 세계 1위제약사인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의 2001년도연구개발 투자비가 약 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상장제약사 중 연간 1백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는 제약업체는 유한양행과 동아제약에 불과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가능성에 대한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인해 신약개발능력이 없는 국가의 제약산업은 다국적 제약업체들에 의해 급속히 잠식되어 가고 있으며 국내 제약시장도 약품비 청구금액별 회사 순위 20개 제약업체 중(2001년도 하반기 EDI 청구분 기준) 다국적 제약사가 8개사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이같이 급변하는 외부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제약 산업은 제약협회 회원제약사 1백93개 업체 중 현재까지도 인수 합병에 적극적인 회사가 거의 없는 것은 한국적 의약시장의 특수성으로 치부하기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들간의 인수 합병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간의 인수합병이 어려운 이유로 매출 1천억원이 넘는 제약사는 나름대로의 자생력이 있기때문에 어렵고 1천억원 미만의 제약사는 인수 합병의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화이자나 파마시아간의 인수 합병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제약산업은 미래의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으로 전략산업을 육성할런지 또 언제까지 외자제약업체들이 국내 의약품 시장을 잠식한다고 한탄만 할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이제라도 국내제약사간의 과감한 인수 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 봐야 할때가아닌가 싶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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