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정상화 내딛는 징검다리 역할

지난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서울국제의약박람회가 COEX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람회는 의(醫)와 약(藥)을 주제로 3번째 열리는 보건의료 전문 박람회로서 이제는 제자리를 잡아가는 듯하여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경하해 마지 않는다.

특히 이 전람회에서는 서울시의사회 주최의 개원의학술대회, 오픈닥터스 주최의 개원의 경영세미나, 정보화에 따른 병원경영 혁신에 대한 의료정보세미나 등은 현재의 의료계 현안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여 주제로 삼은 것은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는 개원의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금연"과 "치매"에 대한 일반인을 위한 강좌도 선정된 주제와 함께 시기적절하게 선택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외 간호협회와 약사회의 참여로 전보건의료단체의 참여는 현재의 의약분업으로 인한 직역간 갈등의 관계에서부터 국민보건을 위한 상호 보완관계로 승화해 나가는 계기로 잡아가는데 한 몫을 담당해 주었으며 앞으로 협동의 계기에 일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의 의약품에 대한 개발·생산·판매 과정이 기존의 틀과는 완연히 다르게 새로운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보다 사용법이 단순화되어 single dose로 되거나 patch형식 등 용법도 보다 간편하게 개발되어져가고 있으며 그 적용대상도 보다 광범위하게 기존에 상상도 못하던 유산(流産), 발기부전, 비만에 이르기까지 그 끝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무한대의시장 개척을 위해 무진장하게 연구·개발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의약계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하고도 무한정하게 확대되고 있는 의약품시장에 대한 행정력 또한 기존의 단순한 의약품 관리행정보다 한층 차원 높은 포괄적인 행정력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의약품 시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복잡해져가는 의약품 시장에 대한 행정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곧 global standard에 접근한 기초를 바탕으로 새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의약품에 대한 "global standard"란 무엇인가? 그것은 곧 무한정 확대되는 의약품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류 체계와 의약품에 대한 life cycle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새로운 분류체계에 있어서는 현재의 성분명 분류에서 anatomical classification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아울러 지난 의약분업 도입과정에서부터 거론된 바 있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새로운 정의도 포함되어져야 한다.

현재의 선진국의 예에서 본다면 일반 국민들의 지식수준의 향상으로 건강에 대한 일부책임을 당사자가 갖도록 하는 구도하에서 안전한 일부 의약품의 선택권을 당사자가 갖도록 하는 의약품 대상을 OTC(Over The Counter)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OTC를 동양권에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는 단어가 "일반의약품"인데 이 단어가 갖고 있는 정의는 각 나라들마다 다르게 원용되고 있다. 그 예를 보면 일본과 대만에 있어서는 서양권의 OTC와 거의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들의 처방권에 속해 있는 전문의약품에 대치하여 약사의 영향권에 속해있는 의약품으로 인식되어 있다.

다음에 거론해야 할 것은 의약품의 life cycle에 관한 문제이다.

과거부터 신개발 의약품(brand)과 개발의약품이 특허만료가 된 이후의 소위 말하는 copy의약품(generic)과의 관계이다.

의약분업 도입 당시 이 복제의약품의 덤핑으로 인한 약가차액이 의료기관의 부정 수입원이라하여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바 있었지만 최근의 다국적 기업들이 판매하는 특허 만료 이후의 제품 가격문제 있어서는 오히려 정부와 다국적 기업간의 분쟁으로 언론에 비춰지고 있다.

의사들의 약가차액은 범죄 대상이 되고 제약회사 특히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폭리는 양해대상이 된다면 앞으로 국내 제약기업이나 의료기관의 경영 정상화에는 중대한 기로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있어서 특히 집고 넘어가야 할 대상은 이 부분에 대한 용어의 개념이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이 부분에 관한 정부의 정책 부재가 아닌가 의심을 갖게 한다.

일본의 경우 신개발 의약품을 "선발의약품"이라하고 커피제품을 "후발의약품"이라하며또한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의 의약품 구입가격과 정부 고시가와의 차액을 "R-폭"이라하여 이 "R-폭"의 축소에 꾸준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유도하는 행정노력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이 "R-폭"에 대한 전 책임을 의료기관에 돌려 범죄 집단화한 것이 문제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제3회 국제의약박람회와 같은 기회를 이용하여 보다 범 의료계의 협조분위기를 고양하며 오늘의 왜곡된 의료형태의 계승이 아닌 내일의 보건의료의 정상화에 모두가 한층 더 높은 노력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