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 25~27일 개최

아시아 국가·세대 간 이해 폭 넓힌다
"메신저" 역할 이어갈 젊은 글로벌 리더 키우는 자리

 
"그동안 전세계 학회를 많이 다녀봤다. 중국, 일본과 가깝고 한자 문화권으로 통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가깝고도 먼 관계라 볼 수 있다. 가까이에 있는 만큼, 한층 더 이해하면서 아시아권 국가와 하나가 되기 위한 자리로 마련했다."
 
제15차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다. 환태평양학회 조직위원장과 국내 학회 이사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민수 교수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서로에 대한 이해"다.
 
가까운 거리의 아시아권 국가들이 서양권 국가만 쫓아다니면서 정작 서로에 대한 이해는 소홀했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몽골, 대만 등이 참여하고 있는 환태평양학회는 한국에서의 3번째 개최이자, 첫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이 위원장은 "그만큼 우리나라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제 한국을 넘어선 아시아의 강국이 돼야 한다"며 "아시아권 국가들을 이해하고 서로 연합해 서양을 뛰어넘는 무기를 갖추도록 중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주최자들의 잔치가 아니라, 젊은 의사들을 위한 자리로 채운다. 40대 초·중반의 젊은 의사들을 미래의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위한 것. 아시아권 국가들이 한층 더 가깝게 매년 모인다 하더라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메신저" 역할을 할 이들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국가와 국가, 세대와 세대간 하모니를 위해 학회 주제를 고심 끝에 "차이를 넘어 화합으로"로 선정했다"며 "서로 이해하다 보면 다른 부분도 인정하게 되고, 결국 아름다운 조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수의 관심과 참여를 위해 국내 학회와 연계했다. 우울증 국가사례에 대한 발표를 기본으로 제시하고, 앞서가는 시대 트렌드에 대한 내용도 넣었다. 자연재해 이후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일본 대지진, 구미 불산 사태 등과 함께 다룬다. 또 올해 하반기 크게 불거진 충격적인 성범죄의 방향성 제시를 위해 세계생물정신의학회 플로렌스 티보 회장을 초청, "성범죄자의 약물학적 치료(화학적거세)" 강연도 마련했다.
 
해외에서는 일본, 중국, 대만, 몽골 등에서 400명 이상 사전등록을 마쳤다. 이중 아시아권 정신치료는 한, 중, 일이 선도하고 있다. 약물만이 아닌 자연치료는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일본은 다소 천천히 변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직접 약을 개발하는 것이 강점이다.
 
우리나라는 치료의 확신을 위한 근거를 많이 쌓고 있는 단계다. 이 위원장은 "일본에서 개발한 획기적인 신약을 차용할 수 있고 많은 임상결과를 내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중심이 되는 다음 세대에선 "Made in Korea" 신약 개발이 필요하다. 여러 국가와 함께 배우다 보면 우리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콘텐츠가 우수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한국인에 어떻게 개별 맞춤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정신과는 고유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치료는 한국인 의사가 가장 잘할 수 밖에 없다.
 
기술적인 치료 수준을 높이면서 아시아권, 글로벌 전체의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한국인을 치료하면서 한국의 고유문화에 근거한 치료에 대비해야 한다"며 "개별 국가 독식인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며,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이해하고 오픈하고 공유해면서 발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따라서 젊은 의사들, 다음 세대 의사들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수가 이야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롯해 부모님, 의대, 한국을 믿고 혼과 마음을 불태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 K-pop, 삼성 등의 브랜드에 비해 아직 의학은 갈 길이 멀다. 그는 "의학 수준이 올라가긴 했지만, 현재는 너무 초라하다. 세계의학회 회장도 나와야 한다. 병원에서나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마인드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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