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타+타세바 생존기간 크게 개선

흡연력이 없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서 2차요법으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와 타세바(엘로티닙)을 병용하면 무진행생존기간과(PFS) 전체생존기간을 크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최근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임상종양학회에서 알림타와 타세바의 단일요법과 병용요법을 비교한 5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를 비롯 호주, 영국, 브라질, 중국, 타이완, 홍콩, 인도 등 8개국 33개 기관에서 비흡연자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들은 1차치료로 백금계 항암제를 사용한 뒤 재발 혹은 진행된 ⅢB 혹은 Ⅳ기 NSCLC 환자로 타세바와 알림타 단일요법(n=162) 또는 병용요법(n=78)으로 2차치료를 받았다. 치료는 진행, 사망 혹은 심각한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실시됐으며 평균 기간은 6~8개월이었다.

그 결과 일차 평가기준인 PFS는 알림타와 타세바 단일군에서 각각 4.4개월, 3.8개월이었지만 병용군은 7.4개월로 병용요법이 유의미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생존기간은 추적 관찰이 필요해 이번 발표에서 제시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2년 가까이 생존했다. 진행 위험도(HR)는 타세바군에서 0.57(p=0.002), 알림타군 0.58(p=0.0005)였다. 병용군 중 60%에서 하나 이상의 이상반응과 3 이상의 중증 부작용이 나타나 단일군 28.9%보다 높았지만 일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흔한 부작용은 백혈구감소증, 빈혈, 발진, 설사 등이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독일 그로스한스도르프병원 Martin Reck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검사가 20%밖에 이루어지지 않은 점과 인도 환자가 포함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2007년 연구를 시작할 당시 약물이 EGFR 변이의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아 이 부분이 디자인에서 빠졌다"면서 "향후 다양한 유전자 변이 여부를 반영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EGFR 변이가 많고 비흡연 폐암 환자가 많다"면서 "전체 생존률 분석이 빠졌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한국인에서는 병용요법이 무병생존기간이나 종양치료율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환자 선별 없인 병용요법 효과 없어

이 교수팀의 연구와 달리 환자 선별 없이 병용요법을 실시했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승작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의대 Joachim Aerts 교수는 백금계 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타세바 단독요법과 알림타 혹은 도세탁셀 병용요법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병용군의 HR이 33% 감소했지만 일차평가기준인 PFS는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위그룹 분석에서 임상적 이득은 알림타 병용군에 한정됐고, 도세탁셀 병용군은 아무런 이익이 없었다.

Aerts 교수팀은 편평상피암 환자에는 토세탁셀을, 비소세포암 환자에는 알림타를 병용했다. 그 결과 부분적인 반응률이나 안전병변률, 임상적 이익은 병용군에서 높았지만 PFS와 전반적인 생존기간은 병용군에서 각각 4.1개월, 6.1개월로 타세바 단독군 4.9개월, 6.2개월보다 오히려 약간 줄었고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또 병용군에서 3 이상의 중증 독성이나 부작용 발생률이 높아 효과적인 치료전략으로 제시되지 못했다.


새로운 면역요법제 각광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표적치료제와 면역요법제와 관련된 연구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폐암 분야에서는 ALK에 관한 연구 발표가 가장 인상깊었다"면서 "새로나온 면역요법제를 소개하는 자리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 Scott Gettinger 교수는 면역세포 내 세포자살을 막아 NSCLC 환자에서 임상반응과 PFS을 개선시킨 신약 후보물질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NSCLC 환자 127명을 대상으로 BMS-936558을 이용한 용량범위 연구(dose-ranging trial)를 시행했다. 대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65세(38~85세)였으며, 전신활동도(ECOG performance status)는 0 혹은 1이었다.

그 결과 2주마다 정맥주사로 3 ㎎/㎏을 투여하면 부분 혹은 완전반응률이 27%, 안전병변 9%, 24주간 무진행 생존률을 44% 개선시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환자에서는 전체 병변이 줄어드는 것도 관찰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치료와 연관성 있는 3~4 등급의 중증 부작용으로는 피로감이 유일했고 전체 환자의 9% 정도에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외에도 BMS-936558 3 ㎎/㎏ 용량과 도세탁셀을 비교한 무작위 오픈라벨 3상임상이 진행중이다. 여기에는 ⅢB 혹은 Ⅳ기, 재발한 NSCLC 환자 264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생존율과 반응률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또 전립선암, 대장암, 신장암, 흑색종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가능성을 평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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