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미국의 고지혈증 치료 가이드라인(NECP-ATP IV,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Adult Treatment Panel IV))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의료계서는 올해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저명한 학술지를 통해 발표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는 11년 만에 나오는 새 가이드라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치료 가이드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주목하는 이유는 이 가이드라인이 바뀌면서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관심을 드러내듯 최근 몇몇 국내학회서도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전망하는 세션이 마련된 바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의 분류, LDL-C를 치료 기준점 변경, 당뇨동반 이상지혈증 환자의 치료가 바뀔 것이 확실시 된다. 그 근거는 이미 지난 2011년에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동맥경화학회(EAS)가 공동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을 새로 개정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럽은 현재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제2형 당뇨병 환자, 혹은 제1형 당뇨병 환자이면서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 또는 중등도 이상의 만성 신부전 환자를 초고위험군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LDL-C를 70mg/dL 미만으로 조절해야하며 또는 기저치로부터 50% 이상 감소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보다 한단계 아래인 고위험군은 높은 고혈압이나 가족성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환자군이다. 이들은 LDL-C를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2004년 개정된 NCEP-ATP III에서는 초고위험군을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서 당뇨병, 흡연, 대사증후군,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등의 요소를 하나 이상 동반한 환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여기에 한단계 더 나아가 초고위험군 범위를 늘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예상되고 있는 질환은 만성 신질환 동반 환자, 장기손상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 기타 합병증을 동반환 환자군 등인데 사실상 모든 위험요소가 있으면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당뇨성 고지혈증 환자도 여기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고위험군에 대한 LDL-C 목표치 조정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초고위험군의 목표치를 70mg/dL이다. 이렇게 된 배경은 급성 관동맥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LDL-C 강하요법의 효과를 보인 PROVE-IT, REVERSAL 연구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이후 TNT 연구와 IDEAL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지질 강하 치료의 유용성이 다시 증명되면서 초고위험군에서 LDL-C을 더 낮추라고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수치가 얼마가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고용량 스타틴 치료도 적극 권고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몇간년 나온 ASTEROID, COSMOS, SATURN 연구를 보면 고용량 스타틴의 유용성을 입증했는데 이런 연구결과가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 연구를 보면 LDL-C을 적극적으로 낮춰 기저치에서 50% 이상 낮추거나 70mg/dL 미만으로 낮추면 약 3분의 2의 환자에서 죽상반 크기가 감소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고효능 스타틴의 고용량 처방 치료를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치료기준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유럽심장학회(ESC)·유럽동맥경화학회(EAS) 치료지침과 미국당뇨병학회(ADA) 치료지침에서 당뇨병에서 LDL-C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현재 양학회는 심혈관질환 혹은 만성 신장질환이 있거나 또는 40세 이상이면서 1개 이상의 표적장기 손상 혹은 주요 위험인자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초고위험군에 포함시켜서, LDL-C을 70mg/dL 미만으로 혹은 apo B를 80mg/dL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유했다.

따라서 의료계는 새 가이드라인에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유무 이외에도 표적장기 손상이나 추가 위험인자 존재에 따라서 일부 환자를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apo B를 추가 지표로 치료할 것을 권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밖에 고중성지방혈증과 저 HDL 콜레스테롤혈증을 조절할 필요성을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부분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는 연구가 부족해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할지 국내 연구자들도 구체적으로 감을 잡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상현 교수는 "이미 유럽에서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기 때문에 국내 연구자들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뚜겅을 열어봐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시점에 대해서는 "올해 AHA 에서 발표되거나 JAMA 잡지에 연내에 출판될 것 같으며 늦더라도 내년 초까지는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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