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백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등이 선두주자

무수혈치료의 현주소

1. 수혈 부작용 급부상

2. 아직은 걸음마 단계

3. 관행적 수혈은 의사들의 잘못된 습관

4. 염 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무수혈센터장


국내에서 무수혈 치료를 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 부천 세종병원, 순천향대 병원, 인제대 백병원 등을 중심으로 무수혈 수술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무수혈 수술을 처음 성공한 것은 지난 1986년이다. 부천 세종병원이 8살 아이의 심장수술을 무수혈로 성공해 세간에 화제를 나았다.


이후 1999년 6월 국내 최초로 백병원이 무수혈 센터를 개설해 그해에 226건의 무수혈 치료를 했고, 다음해인 2000년 3월에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이 무수혈센터를 오픈했다.

올해 6월에는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웅한 소아흉부와과 교수가 체중 7.4 kg의 선천성 심장기형 환자의 "무수혈 심장수술"에 성공하는 등 빅 5라 불리는 병원들도 속속 무수혈 수술에 동참하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전문 코디네이터 배치
현재 무수혈 치료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곳은 부천세종병원과 서울백병원, 순천향대병원 등이다.

세종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종현 과장은 "병원의 모든 의료진이 무수혈 치료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무수혈 수술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성인환자의 50%, 소아 환자의 30% 정도를 무수혈로 수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개원할 때부터 전문 코디네이터를 배치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흉부외과 질환을 비롯한 유방암수술, 대장직장암, 식도위십이지장암, 호흡기암 등 많은 영역으로 무수혈 수술을 확장해 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병원 무수혈센터 염 욱(흉부외과) 센터장은 "처음에는 거부감이 많았지만 지금은 출혈이 굉장히 많은 산부인과에서도 최근에 무수혈 수술에 동참하고 있다"며 "의료진을 한명 두 명 설득하다보면 모든 의사들이 동참할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많은 사람이 무수혈 수술은 종교적 신념 때문일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종교적 신념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염 센터장은 "처음에 병원에서 무수혈 치료를 하려 할 때 사람들이 나도 여호와의 증인일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의학적인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고 무수혈 수술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혈 대체 요법의 종류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수혈대체 요법은 자가수혈과 수혈량을 줄이는 치료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자가 수혈 방법으로 수술 전 혈액예치(PAD), 수술 중 혈액 회수, 수술 중 혈액희석, 수술 후 혈액 회수 등이 있다.

수술 전 혈액 예치
수술이 예정된 환자가 수술 전에 자신의 혈액을 채혈해 예치해 두는 것이 수술 전 혈액 예치법이다. 이 방법은 간염, AIDS 등 수혈전파성질환의 예방이 가능하고 동종면역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가혈액예치가 가능한 최저 혈색소 수치는 11.0 g/ dL로 정하고 있으며 철분제제를 경구로 투여하면서 주 1회 정도로 채혈하고 마지막 채혈은 수술 72시간 이전에 한다. 조혈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유전자재조합 적혈구조혈인자(recombinant erythropoietin: rEPO)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국내에서는 비용문제로 아직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수술 중 혈액 회수
수술 중 혈액 회수는 수술 중 유출되는 혈액을 다시 회수해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법이다. Cell Saver 등의 장비가 여기에 사용되는데 국내에서도 이 장비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방법은 응급수술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ABO 부적합 수혈의 우려도 없고, 감염의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또 환자가 불규칙항체를 갖고 있거나 Rh 음성과 같이 희귀혈액형이어서 적합혈액을 찾기 힘든 경우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술 중 혈액 희석
수술 직전에 환자혈액을 1~3단위 채혈해 공인된 플라스틱 채혈백에 보관하고 채혈한 혈액량만큼은 수액제제로 보충한 후 수술중 혹은 직후에 환자에게 혈액을 재투여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많은 양의 적혈구를 돌려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을 단지 몇 시간만 보관하므로 살아있는 혈소판도 제공할 수 있다.

수술 후 혈액 회수
수술 후 수술 부위에서 배액되는 혈액을 모아 재주입하는 것으로 모아진 혈액은 세척이나 여과 등의 처리 후 다시 투여 된다. 재투여 되는 혈액은 흉관 배출장치에 4시간 이상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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