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 상견례...10월17일까지 진행

수가 협상 시즌이다. 매년 이때쯤이면 의약계는 건보공단과의 수가 협상 전략 수립 등으로 분주하다.

하지만 지난 수가협상은 난항을 되풀이했다. 그렇다면 올해 수가 협상은 어떨 것인가. 예년과 다를 것 없이 매우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건보재정이 혹자임에도 의료계와 병원계 등은 수가 인상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하다.

의료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이 취임하면서 복지부는 물론 건보공단 노조 등과의 극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어느때보다도 힘겨운 수가 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보공단은 26일 단체장 상견례 등 수가 협상과 관련한 일정을 마련하고 수가 협상의 총체적인 점검에 이미 돌입했다. 한문덕 급여상임이사가 총지휘자로 나선다. 김석추 재정관리실장, 전종갑 보험급여실장, 한만호 보험급여실 부장 등으로 협상단을 구성했다. 내달초에 2013년도 환산지수 연구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초로 수가협상에 임한다.

의협과 병협 등도 마찬가지로 전투 태세를 갖췄다.

의협은 2013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을 앞두고 협상팀 4명과 5명의 자문단 등 총 9인으로 수가협상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수가협상의 전면에 나설 의협 협상팀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의협 임원 2인, 시도의사회 대표 1인, 개원의협의회 대표 1인으로 구성됐다. 보험파트를 관장하고 있는 이상주 보험이사와 윤용선 보험의무전문위원이 나선다. 시도의사회 대표로는 수가협상 경험이 풍부한 송후빈 충남의사회장이,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임익강 보험이사가 각각 참여한다. 협상팀 팀장 역할은 송후빈 충남의사회장이 맡았다.

의협 협상팀 자문단으로는 의협 윤창겸 총무이사 겸 상근부회장 대우, 유승모 보험이사, 송형곤 공보이사, 이용진 총무이사, 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참여한다.

수가협상단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의협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의 협상 결과를 얻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우선 각종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고질적인 경영난은 물론이고 최근 폭등한 물가, 전반적인 경제 불황 등의 요인을 반영한 의원급의 적정 수가 수준을 산출해 어떻게든 수가를 현실화시킨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현재 건보재정 누적 적립금이 4조2천8백억에 달한다고 밝힌 만큼 더 이상 재정 적자를 핑계로 의료수가를 억제할 순 없을 거라고 수가협상단은 내다 봤다. 4조가 넘는 적립금 중 하반기 급여비 지출 증가분과 국고지원 선납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말 기준 2조원 가량의 누적적립금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므로 보건복지부가 무리하게 보험료율 인상을 시도하지 않고 각계에서 보장성 확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것임에 따라 재정 흑자분 및 적립금을 의료수가 인상의 몫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병협은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수가협상 태스크포스팀(위원장 김윤수 회장)에서 수가협상 대응 전략과 협상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이 지침을 토대로 이상석 상근 부회장을 협상단장으로 선임하고 이근영 보험위원, 조한호 경영이사 수가 협상에 참석해 대폭 인상 불가피 주장을 펼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영상장비 수가인하, 만성질환관리제 시행으로 환자 감소, 중소병원 경영난 심각, 지난해 가장 적은 수가 인상율 등에 대한 수가 인상 논리를 개발하고 스타트를 기다리고 있다.

대한약사회 역시 협상 준비에 들어갔다.

의협 송형곤 공보이사 겸 대변인은 “건보재정 흑자의 배경에는 그동안 원가에 못미치는 수가로 어렵사리 의원을 꾸려온 의사들의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고 전제한뒤 “재정 흑자에 기여한 의료계에 그간의 희생과 불이익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보험자 공단의 현명한 협상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조만간 보험위원회 및 수가협상단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협상 전략과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개원의협의회 한 관계자는 "두자리수 인상을 해야 겨우 원가 보전이 되는데 의협과 건보공단과의 냉각기인 상황을 직시할 때 현실은 암담하다"고 했다. 이 임원은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전략 수립이 전보다 치밀하게 쨔여 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건보공단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2조원 가량의 적립금이 예상되지만 하루에 다 쓸 수 있는 적은 재정이다. 이는 여유를 갖고 급여수가를 조정할 정도가 아니다. 수가산정체계가 급여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건보공단이나 복지부가 임의로 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으며 재정위가 심의 의결한 뒤 협상단에 심의한 결과가 넘어오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하고 "의료계가 비급여로 경영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영난을 탓하며 수가를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현재 수준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다각적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제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10월17일은 건보공단과의 협상 마지노선이다. 이날 어느 단체가 웃을지, 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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