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고려대 교수팀 '3차원 입체형 프로브' 개발

에이즈, 당뇨병, 류머티즘 등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처럼 바이오-나노의 소재와 기술을 융합해 다양한 질환의 표지인자를 정확히 검출하는 신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향후 에이즈나 자가면역질환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의약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이지원(50, 사진) 교수팀은 질병을 검출하기 위한 단백질 나노입자로 3차원 프로브를 만들고 이것을 흡수성이 높은 젤과 융합시켜 안정적인 3차원 입체형 프로브 시스템을 개발했다.

프로브란 시료 속에 있는 다양한 물질 중에서 특정 물질만을 선별해내는 소재로, 질환 진단을 위해 특정 질환의 표지인자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 펩타이드 또는 항체 등이 이용된다.

기존 연구는 프로브를 평면에 고정하고 질환 표지인자를 검출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지만 충분한 양의 프로브를 고정하는데 한계가 있고, 한 번에 한 가지 질환 밖에 인지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이 만든 기술을 이용하면 한 번에 2개 이상의 질환 표지인자를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 훼리틴"이라는 단백질 입자를 흡수성이 뛰어난 젤과 결합시켜 새로운 진단 소재를 개발했다. 인간 훼리틴은 사람 세포 속에 있는 수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원형 입자로 쉽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

새로 개발한 소재는 3차원 구조체로, 평면에 놓고 진단하던 기존의 2차원 소재보다 표면적이 넓어 민감도가 100~200배나 높게 나타났다. 안정도도 높아 상온에서 10일간 두더라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다.

특히, 이 소재를 이용하면 여러 질병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연구팀은 침과 눈물이 마르는 "쇼그렌 증후군"과 에이즈를 한 번에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소재보다 200배나 낮은 농도에서도 두 질병을 정확하게 구분해 냈다.

이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 나노입자와 하이드로젤을 융합함으로써 3차원 입체형 프로브 신소재를 개발, 다양한 질환의 표지인자를 정확히 조기에 검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이즈와 같은 난치성 질환을 2개 이상 한 번에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향후 난치성 질환의 치료와 예방뿐만 아니라 차세대 진단기술 개발에도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과 선도연구센터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재료 및 응용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9월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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