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수진자 3명 중 1명꼴로 대장 건강 적신호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알려졌던 대장암 용종과 유소견 발견율이 30대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9월 "대장암의 달"을 맞아 강동경희대병원,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7개 병원 건진센터에서 최근 3년(2009~2011년)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4만 9363명의 용종 및 대장암 진단 양상을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전체 수진자 중 용종 및 대장암을 진단 받은 환자는 5만 4359명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30대 용종 및 대장암 발견율이 17.9%로 20대의 2.6배에 달해 기존에 대장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던 50~60대와 마찬가지로 대장암의 위협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기관(서울아산병원 건진센터) 분석에서 1998~2004년 대장내시경을 받은 5086명 중 30대의 용종 및 대장암 발견율이 21.9%였지만 2009~2011년 자료 분석에서는 37%로 뚜렷하게 증가했다.

성별에 따라 분석했을 때 남성의 용종 및 대장암 발견율이 42%로 여성 26%보다 1.6배 가량 높았으며, 30대 남성의 용종 발견율은 20대보다 약 2.8배, 여성은 2.3배 높았다. 또 남성은 30대, 여성은 40대부터 용종 발견율이 20%를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학회측은 "권고 대상 연령인 50대 전에도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기검진 및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용종 발견율은 연간 평균 1.5%씩(약 3000명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해 대장암 위험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승택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은 "최근 3년간 우리나라 대장내시경 수진자들의 대장용종 및 대장암의 발견율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은 국내 대장암 위협이 심각한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대장암을 조기에 예방하고 완치하기 위해서는 대장내시경을 모든 연령층의 대장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검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창식 섭외홍보위원장(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은 "그 동안 대장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대장암 호발 연령인 50~60대를 중심으로 대장내시경을 통한 적극적인 조기 진단 및 예방을 강조해 왔지만 그 연령대가 젊은층으로까지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번 조사 대상이 증상이 별로 없는 환자였음에도 30대에서의 발견율이 높아 대장암은 50대 전부터 조기검진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가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고 있다"면서 "완치율이나 치료성공률은 높은 반면 최근 환자 수가 늘어나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예방 및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회는 이번 대장암의 달의 슬로건으로 "대장암의 씨앗-용종, 대장내시경으로 조기 진단·치료하세요"를 내세우며, 진행 단계에 따른 치료 가이드라인과 관리지침을 발표했다. 더불어 3일부터 10월 11일까지 전국 68개 병원에서 대장암 무료 건강강좌와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추천하는 대장용종의 진단과 치료 위한 5대 관리 지침

△대장암 예방을 위해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대장암 발병 원인의 80~85% 차지하는 대장 용종 발견율이 최근 3년 사이 1.5%씩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 대장내시경을 받은 전체 환자 중 35.9%에서 용종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용종의 발생 위험 요인은 대장암 발생 위험 요인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용종의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기본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 및 용종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상내시경으로 크기가 작은 용종을 발견하고, 동시에 용종의 제거로 치료와 예방을 할 수 있다. 최근 CT로 대장 부위를 촬영한 후 3차원 영상으로 바꾸는 CT 조영술이 도입됐으나, 5 ㎜ 이하의 작은 용종이나, 편평형, 함몰형 암은 찾아내지 못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50세 이전부터 5~10년 간격으로 시행한다.

50세 이후에는 대장암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대장암 발견 평균 연령이 55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용종발견율은 30대부터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 용종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50세보다 젊은 연령층에 대장내시경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장내시경으로 용종 절제 후에는 1-3-5 추적 검사법을 기억한다.

고위험 선종과 3개 이상 선종은 1년 후, 3개 미만의 저위험 선종은 3년 후, 기타 용종이나 용종이 없는 경우 5년 후 추적검사를 시행한다. 용종의 절제가 완전하지 않은 경우나 분할절제 등으로 용종이 제거된 경우에는 6개월 이내 다시 검사해 용종의 완전 절제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고위험군은 대장내시경 시행과 추적검사에 대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다.

대장암 과거력이 있는 경우, 대장암 가족력이나 염증성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40대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며, 검사 주기도 전문 의료진과 상의해 단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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