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만난 인피니트헬스케어로 인해 PACS 시장이 재편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이 틈을 타 공격적인 움직임도 추진 중이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지난 5월 매각 철회 이후 구조조정과 사업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 철회 이유는 환경 변화와 헬스케어 사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을 재검토한 결과, 솔본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주주이익을 위해서 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사실상은 홍기태 회장이 원하는 인수가격을 맞추지 못해서였다.

다음 매각을 기약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 중이라는 후문이다. 원하던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다. 회사측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국내시장의 압도적인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사업성과의 극대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경영의 비효율성 제거, 유망 해외시장 진출강화, 국내 신규사업 발굴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 제일모직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삼성증권 지역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리테일본부장 등 살림을 도맡아 운영해온 반용음 신임 사장 영입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하다보면 내부적으로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해온 조직을 대폭 정리하고 내실을 다지는 차원"이라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경쟁력이 강화되고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부 직원들은 언제 구조조정의 칼날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며 떨고 있다. 이미 한차례 대거 퇴사와 함께 대거 신규·경력 직원들을 뽑고 있는 상태다. 회사 한 직원은 "혼란의 연속이다. 언제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 모른다. 연차가 낮은 직원들조차 앞날을 내다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또 떨고 있는 것은 인피니트 자회사들이다. TI, GNSK 등 인피니트의 지분투자로 이루어진 회사들이다. 이들은 철저히 앞으로의 방향을 함구했지만, 사업 재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그간 대형병원 PACS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구축해왔지만, 국내에서의 눈에 띄는 움직임은 저조한 상태. 국내는 포화라고 판단하고, 미국, 동남아,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의 PACS 배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틈을 타고 메디칼스탠다드, 테크하임 등 여타 PACS 업체는 기회로 보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인피니트가 독점적일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적었다"며 "다소 주춤한 지금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펼칠 때"라고 다소 기대감을 표했다.

메디칼스탠다드는 수년전부터 심혈관 질환이나 안과 질환 등에 의거해 특화제품을 개발한 것을 내세웠다. 메디칼스탠다드 관계자는 "시장이 한번 재편될 수 있는 시기인 지금이 바로 움직여야 할 때로 보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24시간 고객응대를 진행하면서 서비스로 불만을 갖는 인피니트의 고객 이탈을 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테크하임은 중소병원과 보건소 PACS 구축사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러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도 두드리는 중이다. 테크하임 관계자는 "이미 국내 PACS 시장은 포화로 해외로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인피니트가 우리나라의 PACS 강점을 내세우면서 시장을 개척했으며, 디지털병원 수출 등과 맞물린다면 시장 자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직까지 고객사인 대형병원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 시장에서도 "삼성 수혜주"에 묶여 매각 철회 이후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홍기태 회장도 PACS 개발이 아닌 투자자였고 반용음 사장은 재무구조 전문가인 만큼, 앞으로 새롭게 짜여질 PACS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이선주 전 사장이 인피니트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중이라는 전언이다. 당시 인수에 성공하면 20~3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기로 했지만, 인수에 실패하자 단 한푼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전 사장은 엑스레이 전문업체인 코메드 회장으로도 취임한다. 한 측근은 "인피니트가 하던 해외 시장 개척사업을 코메드를 통해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며 "인피니트 관련한 일에는 모두 손뗀 것으로 알지만, 그가 빠진 인피니트가 과연 PACS에 관심이 어느정도이고 얼마나 더 확대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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