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환자 300만명 ARV 치료제공

"누군가 하루 2달러의 치료비용이 없어 죽음을 선고받아야 한다면? 인간의 생명이 그 정도로 가치 없는 것인가?

이로 인해 한 가정이 파괴되고 아이들은 고아가 되야 하나? 대답은 명백히 "아니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매일매일…." 이상은 WHO 그로할렘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이 "2002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역설한 인사말이다.

지난 한주 세계의 이목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집중됐다. 인류에게 내려진 신의 천형이라는 에이즈 창궐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 해결책 모색을 위해 세계 주요 지도자를 비롯, 관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990년대부터 아프리카 지역을 기점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에이즈는 이제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재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2002 국제에이즈회의"에 앞서 발표된 UNAIDS 보고서에 의하면 2001년말 현재 전세계 HIV 감염자와 AIDS 환자는 약 4천만명. 또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에이즈 피해가 집중될 45개국의 사망자 수는 6천8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반해 에이즈 예방과 치료는 현재까지 UN, WHO 등의 국제단체나 NGO(비정부기구)들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에이즈의 위험성에 대한 범세계적인 인식부족, 에이즈 창궐지역인 저개발국에 대한 치료지원 부족, 혁신적인 에이즈백신 개발지연 등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에이즈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가난 때문에 변변한 치료도 받아 보지 못하고 죽어 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HIV/AIDS 치료를 확대키 위해 새로운 국제에이즈치료지침을 발표하고 본격적 활동에 들어갔다.

국제에이즈협회(International AIDS Society)와 공동으로 추진되는 이번 지침은 2005년까지 전세계 HIV 감염자 및 AIDS 환자 300만명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Anti-retroviral drug, ARV) 치료제공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WHO는 전문적인 의료진과 최첨단 설비로 인한 고비용 때문에 저개발국 지역에 보급되지 못했던 ARV치료를 간소화하고 기금조성을 통해 치료를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는 1996년 들어 3단계의 ARV치료계획 실시후 HIV/AIDS로 인한 사망자 수가70%까지 감소했다.

에이즈 창궐 주요지역으로 알려진 브라질 또한 적극적인 ARV치료를 통해 73%의 사망자감소효과를 경험했다.

이와 관련 WHO의 "가족·지역사회 건강관리위원회" 책임자 Tomris Turmen 박사는 "빈·부국간 에이즈 치료의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이 이번 지침안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인력과 설비 확충을 위한 기금마련과 범세계적인 협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즈백신에 대한 사상 최대규모의 임상시험이 에이즈 창궐지인 태국에서 실시될 것이란 발표가 있어 저개발국 백신보급 확대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대량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는 Avetis Pasteur 사의 "Alvac-HIV"와 VaxGen의 "AIDSVAX-B/E"가 시험용 백신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결과에 따라 저개발국 지역에 다량의 백신이 저렴한 가격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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