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미비한 일본 중국 등에서 버젓이 시술, 안전성 논란 여전

지난 2010년 줄기세포로 인한 환자 사망 사건이 일어난 후 알앤엘바이오는 자가지방 줄기세포 시술을 국내에서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가지방 줄기세포치료에 대해 특별한 허가가 없어도 의사의 처방 하에 치료가 가능한 일본과 대체로 법률이 허술한 중국, 멕시코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에 있는 마더테레사병원에서는 육로를 통해 미국 환자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자가줄기세포를 이용해 동안요법, 류마티스, 아토피, 중풍, 관절염, 신부전 등을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앤엘바이오는 현재 일본 교토 베네스다 클리닉내 줄기세포 연구센터와 고마츠코어스 클리닉, 중국 북경 줄기세포의학센터 등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러시아와 브라질 중동 등에서 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외국에서 시술
이 같은 알앤엘바이오의 시술 행위는 국내에서 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약사법 등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 업체 모 관계자는 "자가지방 줄기세포라 하더라도 배양을 하려면 화학물질을 사용하는데 알앤엘바이오는 거쳐야 하는 과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세포 배양의 정확한 공정, 퀄리티 컨트롤 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알앤엘바이오 측 관계자는 "줄기세포의 배양은 임상연구를 위한 것이든 일반 시술을 위한 것이든 똑같이 우수의약품제조(GMP) 기준에 맞춰 구축된 시설에서 배양한다"며 "다른 줄기세포 회사의 말도 안 되는 모함이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자기지방 줄기세포와 의료관광 등을 연계해 외국 등에서 시술하는 행위가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알앤엘바이오 측 관계자는"회사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또 연구실적과 법규도 잘 지키고 있다"며 "회사가 돈만을 벌기 위해 활동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법상 알앤엘바이오의 행위를 규제할 만한 조항이 없다. 보건복지부 의약품 정책과 한 관계자는 "현행 약사법은 국내에서 시술하는 행위에만 규제할 수 있어 외국에서의 행위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며 "부작용이 생겼을 때도 환자를 구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자기지방 줄기세포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자가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했다 하더라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판례가 나왔다. 워싱턴지방법원은 "자가유래 줄기세포라 하더라도 배양 과정에서 해당 세포의 생물학적 성격이 변한다"며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줄기세포에 대한 지속적 비판을 하고 있는 생명윤리학자인 미국 미네소타대학 Leigh Turner 교수도 "몸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제조과정 없이몸에 재투입하는 것은 전염병을 전달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줄기세포치료에서 공정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알앤엘바이오의 도덕적인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다른 업체들도 법의 허점을 이용해 세포를 배양한 후 외국에서 시술하면 국내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부작용이 생겨도 국내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줄기세포 업체가 이 같은 행위를 하고 있지 않다.

줄기세포 회사의 한 관계자는 "세포배양을 한 후 환자에게 시술하려면 세포치료제로서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안전성을 떠나 약사법에서 우선 금지하는 사항이라 대부분의 회사가 법규를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만병통치약? 과대 과장 홍보
알앤엘바이오가 외부의 비판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자가지방 줄기세포에 대한 선을 넘는 과도한 홍보를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씨 일가의 법원에 고소한 내용에 따르면, 자신의 몸 속에서 채취한 줄기세포 중 건강하고 젊은 세포만 골라 다시 몸 속에 주입하면 그 세포가 몸 구석구석, 심지어 피부에까지 돌며 상태가 나쁜 세포들을 대체한다고 했다는 것.

또 어떤 병도 고칠 수 있고 20~30대의 신체를 가지게 돼 항노화는 물론 질병 예방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원고들이 앓고 있던 당뇨병, 관절염, 고혈압, 요통, 불면증도 치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사람들은 알앤엘바이오의 연구 실적이 너무 초라하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Leigh Turner 교수는 "알앤엘바이오는 바이오뱅크를 통해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자료를 모았다고 하면서도 왜 그 방대한 자료를 통해 제대로 된 논문을 내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알앤엘바이오측 관계자는 "줄기세포 업체 중 가장 많은 논문을 내고 있고 또 의미 있는 논문도 가장 많이 발표하고 있다"며 "시장의 모함이다"라고 억울해 했다.

또 "집요하리 만큼 문제점을 제기하는 Turner 교수는 메디컬투어를 반대하는 사람이다"며 "Turner 교수에 대해서도 다른 배경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외국 등지에서 시술하는 행위에 대해 다른 줄기세포 업체들은 걱정스런 마음이다.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다른 회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 때문이다.

줄기세포 회사의 한 관계자는 "줄기세포는 시장이 좁다. 따라서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며 "알앤엘바이오가 이처럼 물을 흐려놓으면 FDA에서 우리나라 줄기세포 회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그로 인해 제품의 임상 등의 승인 신청을 할 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냐"라고 걱정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