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지금과 같이 끼리끼리 모여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17일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중소병원계의 경우 전문병원, 의료재단연합회,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단체가 결성되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뭉치지 않으면 와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의·병협의 갈등에 대해서는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와 같이 위태롭게 느껴진다며, 공급자 단체의 공조시스템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가 제안한 것은 의협·병협·치협·한의협 등이 참여하는 의료인단체 총연합회 신설과 가칭 의료계 총연구재단 운영. 이를 통해 잘못된 건정심 구조 등을 개선토록 하는 계기로 삼고, 또 각종 데이터를 구축해 각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등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눈여겨 볼 중소병협의 변화는 젊은 의사 원장 중심으로 발족한 정책개발팀이다, 이 팀은 10~15명 내외로 싱크탱크 역할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으며, 정기적으로 모여 지속가능한 개선을 위한 정책 아젠다 발굴 및 정책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한편 백 회장은 중소병원계의 가장 큰 현안으로 간호등급제를 꼽았다. 간호사가 없어 병실을 폐쇄하는 중소병원이 부지기수라는 그는 이 제도를 당분간 폐지하거나 7등급을 축소해서 3등급으로 재편할 것을 제안했다.

또 간호사-간호조무사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간호사 수효의 일정부분을 조무사로 대체토록 하고, 그것도 안되면 간호사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전문의 부족에 대해서는 수도권보다는 지방으로 갈수록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채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인데 여기에 더해 복지부는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갈 응급실 당직의사를 "전문의"로 한정했다고 비판했다.

백 회장은 "전문의가 없는 현실을 먼저 파악한 뒤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응급법은 지금보다 많이 완화된 시행세칙이 나와야 지방·중소병원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렇지 않으면 응급실을 반납하는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 현재 중소병원들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백 회장은 경영난에 빠진 중소병원을 구원하기 위해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책 추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적용에 있어 병원급 의료기관과 동일한 하한율 적용, 서울과 수도권으로 의료인력 쏠림현상 방지를 위해 병상총량제, 지방근무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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