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2012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폐암 전문가들이 관심을 보일만한 연구가 발표됐다. 진행성비편평상피세포 비소세포폐암환자(NSCLC)의 전체 생존율(OS)을 크게 개선시킨 PARAMOUNT OS 연구가 그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페메트렉시드가 위약대비 OS를 3개월 더 늘린다. 많은 폐암약이 있지만 OS까지 개선시킨 약은 흔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폐암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런 효과가 나오려면 "유지요법"이라는 조건이 따라 붙는다. 이에 따라 본지는 PARAMOUNT OS 연구자 중 한 사람인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종양내과 허쉬 암센터 찬드라 벨라니 교수를 만나 유지요법을 통한 최적의 치료법 및 부작용 관리 등에 대해 들어봤다.

PARAMOUNT 연구에는 유지요법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나온다. 사실 유지요법은 "지속형"과 "스위칭형" 두 가지가 있다. "지속형"은 처음 썼던 치료제를 꾸준히 쓰는 것이고, "스위칭형"은 화학요법을 쓴 후 또다른 치료제로 바꾸는 방법이다. 이중 페메트렉시드는 전자에 속한다. 후자의 경우 "엘로티닙"이 있다.

찬드라 교수는 "재발률이 높은 폐암환자들이 4~6주기로 제한된 1차 항암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 치료를 멈추고 관찰을 하다 재발이 우려될 경우 다시 치료를 시작하는 기존의 접근과는 달리, 유지요법은 질환을 지속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1차 치료제를 사용한 뒤 즉시 1차 치료제의 일부 혹은 다른 치료제를 연이어 투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치료법을 시도하게된 배경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는 "1차 치료로 사용되는 시스플라틴과 페메트렉시드는 시스플라틴 독성 누적으로 4번 사이클 이상 반복하기가 어렵다"면서 "반면 페메트렉시드 경우 독성 누적이 없어 지속해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착안한 것. PARAMOUNT 연구의 실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폐암을 궁극적으로 급성질환이 아닌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다뤄보고 싶다는 연구자들의 의도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연구는 운좋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2011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PARAMOUNT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그결과 유지요법의 평균무진행생존율(PFS)이 위약대비 38%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어 올해 ASCO에서는 OS를 살펴본 연장연구가 발표됐는데 전체생존율을 위약대비 무려 22%나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왔다. 개월수로는 2.9개월이 증가한 것이다.

찬드라 교수는 "약 3개월이 연장되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상당히 유의미한 값"이라면서 "다른 연구를 보더라도 3개월 이상의 OS 이점이 나타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페메트렉시드의 JMEN 연구에서 5.3개월의 OS 개선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고 다른 연구에서는 이 정도의 이점이 나타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그는 3개월이라는 OS 이점은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모든 환자들이 3개월을 추가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통계상 그래프에서도 실제 1/3 이상의 환자에서 3개월씩 더 살 수 있는 생존 이점이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폐암환자의 생존율을 전반적으로 늘릴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첨언했다.

이러한 효과가 한국인에도 나타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기대해도 좋다는 견해다. 교수는 "PARAMOUNT 연구는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 선생님들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 있다"고 공감하면서 "다만 이전에 한국인, 일본인 등 동아시아인이 상당수 포함됐던 페메트렉시드 연구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전반적으로 동아시아 환자들에서 폐암환자들의 생존율이 서구인들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1차 치료와 유지요법이라는 패러다임을 적용한다면, 동양환자들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이점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는 EGFR 유전자 중에서도 와일드 타입(wild type)으로 나타나는 환자를 꼽았다. 하지만 직접적인 임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한계는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지요법 특성상약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우려에 대해서는 최고용량을 투여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부작용이 시스플라틴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지요법으로 들어가서 시스플라틴을 사용하지 않으면 독성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하고 "페메트렉시드와 관련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3대 부작용 중 하나인 피로는 3~4%밖에 나타나지 않았고, 호중구 감소증도 환자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독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고 용량인 900 mg이 아닌 500 mg을 투여했기 때문에 낮은 독성이 나타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한계로는 유지요법상 불가피한 프로토콜을 꼽았다. 환자가 100명 중 70명만이 반응을 보일 경우 유지요법을 받는 환자는 70명인데 결과 분석에서 처음에 진행했던 30명의 데이터는 반영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위약군에 포함된 환자들은 더 이상 페메트렉시드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찬드라 교수는 "시스플라틴과 페메트렉시드 투약후 종양이 진행된 경우 환자를 설득해 페메트렉시드를 다시 사용하자고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 부분이 유지요법이 가진 한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이번 연구에서는 위약군의 4% 환자들만이 페메트렉시드를 받았다.

이처럼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이 있지만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유지요법을 해보고 싶다는게 그의 바람이다.

현재 진행되는 연구는 1차적으로 카보플라틴, 페메트렉시드, 베바시주맙을 투여하고 이후에 유지요법으로 페메트렉시드-베바시주맙을 병용 투여한 경우와 베바시주맙을 단독으로 투여한 경우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 대한 결과는 내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10년 뒤에는 폐암 환자군이 10개에서 15개 정도 하위그룹으로 나눠질 것으로 치료 트렌드를 전망했다.

그는 "유전자 표적이 있다면 표적 치료법이 쓰일 것이고, 나머지는 여전히 화학치료 요법이 사용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표적치료제가 나와도 여전히 화학치료군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의미에서 PARAMOUNT 연구는 폐암치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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