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의사 연수교육의 온라인 평점이수제도가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작년 11월 의학교육학회와 의료정보학회, 의학교육연수원은 "인터넷 시대의 의학연수교육 발전방안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어 온라인 연수교육제도의 도입방안을 논의하였고, 이 달 14일에는 충북대학교 의학정보센터가 "인터넷 시대를 대비한 사이버 의학교육 활성화 전략" 심포지엄을 열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한 의협 산하의 어느 도 의사회는 금년 중 시범사업 실시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오래 전에 이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나 한국방송통신대의 간호학 학위과정을생각한다면 이 같은 논의는 때늦은 감이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바쁜 진료와 일상에 시달리는 일선 의사들이 진료실이나 집에서 각자가 편한 시간에, 온라인으로 꼭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고 의무평점을 이수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편리함과 경제성 때문에 이 제도는 어떤 형태로든 곧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시행을 함에 앞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코스와 시험은 온라인에 맞게 교육공학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기존의 강의실 교육내용을 그대로 인터넷에 올려놓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강의실 교육에서는 강사의 노하우와 수강자의 반응에 따른 즉흥성, 면대면 접촉에서만느낄 수 있는 교감, 강사 권위에 대한 존중 등이 교육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요소를 모두 제거한 채, 무미건조한 교재를 인터넷에 올려놓고 학습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온라인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개발해온 학문 분야인 교육공학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에서의 학습효과를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코스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잘 설계된 코스와 더불어 코스에 관련된 문제은행으로부터 지능적으로 문제를 추출하여 제시하는 형태의 시험이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이 같은 형태의 시험이 제공되지 않으면 학습 충실도와 성취도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

둘째, 학습자 이력관리 등 인터넷 테크놀러지를 활용한 학습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야 한다.

온라인에서 학습이력, 성적 등을 추적, 관리하여 평점이수조건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평점을 부여하고, 문제은행으로부터 지능적으로 문제를 추출하여 제시할 뿐 아니라 학습자별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등의 기능을 갖춘 학습관리시스템은 이미 국내에서도 원격대학의 학점관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의 뒷받침을 받지 않고 평점을 인정한다면 의사연수교육 평점의 권위가잠식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셋째, 온라인 학습의 특성을 감안하여 평점 이수행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인터넷은 세계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으며, 무한한 정보의 보고에 접근할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왕 온라인 연수교육을 도입한다면 미국 등의 온라인 연수교육기관과 협약을 맺어 평점을 상호 인정해주는 등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인터넷 시대에 어울리는 발상이 될 것이다.

또한 Medline 등 의학전문 데이터베이스의 검색과 활용 등을 평점 이수행위에 포함시키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넷째, 일선 의사들이 정보통신 기술발전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교육 주관, 혹은 개설기관의 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의사연수교육의 온라인 평점 이수제도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조건들을 검토하고자 하는 이유는, 처음 도입하는 것인 만큼 최대의학습효과를 염두에 둔 과감하고 혁신적인 발상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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