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어디서 찾나
1.대학병원
2.중소병원 3.공공병원

벌써 올해도 상반기가 다 지나간다. 연초부터 병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도모해왔다. 상반기동안 발표한 주요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수의 병원 사례를 토대로 눈에 띄는 특징을 정리해봤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외치면서도 여전히 병상수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 가장 크게 눈에 띄었다.

여전히 병상수 확대 경쟁

대학병원 병상은 포화상태라지만, 여전히 병상수 확대 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입원환자를 더 수용해야 하지만, 현재 병상으론 턱없이 모자란다는 판단에서다. 또 Big5병원에 뒤지는 원인을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의료원 전체 규모가 아닌 단일 병원에서의 병상수가 밀린다는 판단에서 고대안암병원은 400병상 규모의 첨단의학센터를 증축, 늘어나는 의료수요에 대비한 진료·연구 공간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대구로병원도 기존 병원건물에 150여병상을 새롭게 증축하는 동시, 특성화 병원으로의 변모를 위한 600병상 규모의 2단계 마스터플랜을 내놓았다.

개원 40주년을 맞은 한양대병원은 병상을 1000병상으로 늘리고 40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춘용 원장은 비전선포식을 통해 "3차 기관인 대학병원으로서 암과 심혈관계 질환을 집중하면서 병상을 늘리고 암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도 병상수 확대에 주력한다. 박승림 원장은 "관할 지역인 인천시 중구로부터 600병상 규모의 신관 건립을 최근 승인받았다"며 "2016년 초 신관을 개관하면 1500병상 규모로 재탄생한다"고 밝혔다. 인천 지역 내에서, 또는 Big5 병원과의 병상수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포부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장은 "모든 진료실적과 성과가 질보다는 양으로 평가되면서 여러가지 평가에서 다른 병원들이 2000병상이 넘는 서울아산병원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며 "거기에 수가가 한정돼 있다보니 여전히 병상수 늘리기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새병원 계획도 속속 발표

새 병원 계획도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또다른 병원 개원이 곧 새로운 경쟁력 마련의 기틀이라는 설명이다. 한동안 건설경기가 불황이면서 계획을 철회하던 분위기와 달리, 상반기에 새병원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지난달 31일 계명대 성서캠퍼스의 새 병원 부지에서 제2의 도약과 새로운 100년을 향한 '새병원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에 따라 새병원 부지에 1000병상 추가로 짓게 되며, 대구 지역 최고의 병상수를 내세울 계획이다.

경기도와 국방부, 의정부시는 지난 8일 을지대 의정부캠퍼스 및 을지대병원의 조기 건립을 위한 상생과 소통·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의정부시는 금오동 일원인 캠프 에세이욘에 2017년에 경기북부 최대 규모인 1200병상 규모의 을지병원을 개원하는데 협력한 바 있다. 이후 진전된 논의로 모든 관계자가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1일 병원 건물 신축을 위한 공사 착공식을 가진다. 800병상 규모로 건립되며, 2016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림대의료원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설립공사를 2년넘게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800병상 규모로 올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대도 마곡지구 새병원 개원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의 새로운 도약은 목동병원과 동대문병원과의 통합 이후의 제3병원에 있다"며 "마곡지구 새 병원은 공항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첨단국제병원을 표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 새병원도 인천광역시와 중앙대 신규 캠퍼스 조성을 위한 새로운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양해각서에는 인천시가 이전 양해각서에서 지원하기로 한 현금 2000억원 대신 검단신도시 주변 약 100만㎡ 이내의 토지를 조성원가 수준으로 중앙대에 공급하기로 했다. 중앙대로서는 토지를 제공받은 만큼, 그간 나돌던 검단 중앙대병원 설립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각종 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보직자는 "병원들이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새 병원을 자꾸 짓는다는 것은 아직 먹고 살만하다는 증거"라며 "다만 과도한 건축비 등을 어떻게 조달할지는 미지수이며, 실제로 첫 삽을 뜨기까지의 진행과정을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중심병원 도약을 위한 연구 강화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른 연구중심병원으로의 도약을 위한 연구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다.

CHA의대 분당차병원은 개원 17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의 줄기세포 전문 병원으로서의 힘찬 도약'을 선언했다.지훈상 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차병원그룹의 줄기세포 기술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며, 그 중심에 있는 분당차병원은 줄기세포 치료 전문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1996년 문을 열었던 의학유전연구소를 '암연구소'로 개편하고, 암에 대한 기초연구와 함께 암센터와 연계된 연구중심병원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암연구소는 분야에 따라 세포유전학부, 임상유전학부 및 암유전학부, 유전자치료부, 면역유전학부로 나뉘며 초청강연회와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 암치료를 위한 연구활동을 펼친다.

이화의료원도 연구를 위한 이화융합의학연구원을 설립했다. △우수 기초 임상 인력 확보 △첨단 연구 장비의 확보 및 활용 시스템 구축 △연구 결과의 의료산업화 지원, 연구 인력과 우수한 연구결과에 대한 인센티브 시스템 마련, 선진형 연구기획 및 관리체계 정비 등을 통해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한다.

여기에 연구 중점 임상 교수 시스템을 도입해 진료, 교육, 연구 활동 중 연구 비중을 최소 50% 이상으로 해 기초 임상의학 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 시너지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현숙 의료원장은 "의료산업을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시책에 호응하는 한편, 새 병원 건립을 계기로 기초 임상 연구 활성화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라며 "이를 통해 연구와 진료가 균형을 이루는 체제를 갖추게 되며, 이것이 곧 병원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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