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소변을 통해 골다공증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공개해 화제가 됐다. NASA와 골다공증은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극미중력 상태에서는 뼈나 근육 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금세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특히 우주에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NASA의 중요한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다.

NASA는 우주기술이 △로봇수술 △영상기술 △림프계 △내분비계 △비뇨기계 △감각기관 △신경기관 △골격기관 등에서 건강증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헬스케어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이들 기술은 우주비행사뿐 아니라 일반인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며, 때로 의료혁신을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해 7월에는 극미중력상태에서 골밀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피기 위해 쥐 30마리를 실은 우주선을 쏘아올렸다. 이 연구의 결과는 일반인에서 노화에 의한 골밀도 변화를 다루는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NASA의 최신 건강 기술들을 통해 어떤 의료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 살펴본다.


엽산·비타민 결핍 우주 비행사 20% 시력 감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지내는 우주 비행사 중 약 20%에서 시력 감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시력 문제는 극미중력 상태에 따른 체액이동이나 이산화탄소 수치 변화, 우주선실 안에서의 두개내 압력 상승 등에 의한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러나 같은 환경에 처해도 증상은 일부에서만 나타난다는 점, 고농도의 이산화탄소에 노출된 우주 비행사들의 시력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NASA 존슨우주센터 연구팀이 비타민 B-12 이나 엽산 같은 영양소 변화가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력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연구팀은 우주 비행사 20명을 대상으로 우주로 출발 전과 귀환 후 소변 및 혈액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시력에 문제가 발생한 5명에서는 엽산 수치는 낮고, 대사물질 수치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단일 탄소체 대사경로의 한 부분인 효소 다형성이 시력 변화의 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우주 비행사들의 시력 회복은 물론 일반인들에서 시신경 혹은 망막혈관 이상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를 주도한 Scott Smith 박사는 "비록 예비단계 연구였지만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면서 "다음 연구를 통해 시력 변화와 효소 다형성의 연관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비행사 보호음료 AS10 기미·30% 주름 17% 줄여

종종 의도치 않은 결과가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일명 "대박"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기 바깥의 고농도 방사선으로부터 우주 비행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던 음료 AS10도 그렇다.

미국 유타대학 Aaron Barson 박사팀은 최근 피부 손상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AS10이 기미를 30%, 주름은 1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S10은 쿠푸아쿠, 아사이, 백년초, 얌베리, 아세로라 등 열대 과일을 갈아 만든 일종의 과일주스다. 이들 과일은 모두 방사선의 유해한 영향을 차단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과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다른 성분으로 포도, 녹차, 석류열매, 채소 등이 들어갔다.

암이나 알츠하이머, 피부 노화와 연관성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ROS)는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자외선이나 화학물질 등 환경적 요인으로도 생성된다. AS10은 이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손상을 피부 손상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arson 박사는 "피부는 자외선에 가장 처음으로 노출되는 신체 조직으로 산화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다"면서 "AS10은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피부를 재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AS10이 자외선 노출이 감소되는 겨울에도 마찬가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하며 향후 음료를 한 번 복용했을 때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관찰할 대규모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에서 대상자들은 AS10을 하루 60 ㎖씩 4개월간 마셨다. 750 ㎖ 한병의 가격은 30파운드로, 연구 기간동안 한 사람당 300파운드가 소모됐다.


면역시스템 위해 "쥐" 우주로 가다

지난 2월 24일 궤도에 오른 우주셔틀에서는 면역시스템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MI2(Mouse Immunology-2)로 명명된 이 연구는 6명의 우주인들과 16마리의 쥐가 핵심이다.

주요 연구자인 미국 텍사스의대 소아과 Roberto Garofalo 교수는 "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감염에 대한 높은 민감성을 촉발하고 이끄는 원인을 찾는 것이다"며,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우주인들의 질환 예방은 물론 면역시스템이 취약한 소아 및 고령인구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체 면역시스템은 우주비행 기관과 그 이후에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배경으로 16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면역시스템에 반응하는 조직, 세포,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우주비행 후 지구로 돌아가게 되면 쥐들에게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를 여러 번 투여하고, 우주 쥐의 폐와 비강 조직, 세포의 유전자, 단백질을 지구의 쥐와 비교해 바이러스 반응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쥐들의 상태는 궤도에 들어간 이후 1일 1회 확인하게 된다.

RSV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는 바이러스로 보통 건강한 사람들은 2주 이내 회복되지만, 소아와 고령인구의 경우 면역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중증 증상으로 이어지고 입원이 필요하게 된다.

한편 MI 실험은 2010년 4월 1차로 시행됐고 쥐의 면역시스템에 대한 미세중력의 영향에 대한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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