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SCO 2012 / 새로운 항암제, 더 나은 치료전략 논의
2. ASCO 2012 / 가능성을 보인 신약들
3. ASCO 2012 / 기존 약물들의 수성 & 맞춤치료, 암연구의 과제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도 약물에 관련된 연구들이 우선 시선을 모았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약들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요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인 선평가를 받았다.

◇신약

▲전립선암 새로운 치료제 가능성 제시
- 엔잘루타마이드 / AFFIRM 연구

엔잘루타마이드(enzalutamide)가 3상임상인 AFFIRM 연구에서 전립선암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영국 왕립마스던대학 Johann S. de Bono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립선암의 화학요법 후 치료전략 중에서 최고의 결과"라고 평했다.

연구에서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CRPC) 환자 1199명을 대상으로 위약군 대비 생존기간과 사망률을 비교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9세였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4분의 1은 2·3제 화학요법을 받고 있었다.

모든 환자들은 8주기의 도세탁셀을 투여했고 이후 엔잘루타마이드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14.4개월 간 관찰했다. 결과 엔잘루타마이드군의 생존기간은 18.4개월로 위약군 13.6개월보다 5개월 연장시켰다. 치료기간도 각각 8.3개월, 3개월이었고, 객관적 반응률도 28.9%, 3.8%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률(PFS) 역시 엔잘루타마이드군에서 8.3개월, 위약군에서 2.9개월로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50% 이상 감소한 비율은 엔잘루타마이드군에서 54%, 위약군에서 2%로, 90% 이상 감소한 비율은 각각 25%, 1%였다.

부작용은 중증부작용, 약물투여 중단, 치명적 부작용 모두 양군에서 비슷하게 발생했다. 단 발작의 경우 엔잘루타마이드군에서만 5건 발생해 우려를 남겼다.

토론에서 토마스제퍼슨대학 William Kevin Kelly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옥세탁셀 후 대사성 CRPC 환자에게 승인받은 아비라테론(제품명 자이티가) 임상연구 결과와 비슷하다"며 "두 약물이 기전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안드로겐 수용체 축에 작용하는 약물이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엔잘루타마이드군에서 발생한 발작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잘루타마이드는 MDV3100으로 알려진 안드로겐 수용체 신호 억제제다.


▲위장관기질종양 재발위험도 감소 효과
- 레고라페닙 / GRID 연구

새로운 키나아제 억제제인 레고라페닙(regorafenib)이 위장관기질종양(GIST)의 재발위험도를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 다나-파버암연구소 George D. Demetri 박사는 "기존 수니티닙과 이마티닙은 대사성 GIST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을 3~6개월 길게는 5년 이상까지 연상시켜 주지만, 그 이후의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GRID 연구에서는 199명의 대사성 또는 제거불가능한 GIST 환자를 대상으로 1일 160 mg 3주 투여전략의 레고라페닙군과 위약군으로 구분했다. 이들 환자들은 이마티닙과 수니티닙 치료에 실패한 후 1주 간의 여유(washout) 기간을 뒀다.

결과 PFS는 레고라페닙군 4.8개월로 위약군 0.9개월보다 약 4배 높았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군이 수니티닙, 이마티닙 치료에 실패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7개월 관찰기간동안 두 치료군 모두 평균 생존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2차종료점인 전반적인 생존률에서는 레고라페닙군이 23% 재발 위험도를 낮췄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Demetri 박사는"종양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 자체에도 의미가 있었다"며 "12주째 평가에서 레고라페닙군의 53%에서 안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지만, 위약군은 9%에 그쳤다"고 효과를 강조했다. 부작용도 예상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아 레고라페닙군 56%, 위약군 41%에서 손발피부에 유해반응이 있었다.

현재 제조사인 바이엘은 이 연구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새로운 TKI 제제
- 아파티닙 / LUX-lung 3 연구

아파티닙(afatinib)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의 경쟁약물로의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에서는 환자들의 재발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보였다.

LUX-lung 3 연구를 발표한 대만국립대학 James Yang 교수는 "아파티닙이 재발 위험도와 함께 기침과 호흡곤란 역시 감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NSCLC 3B~4단계의 환자 3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임상으로, 환자들은 모두 EGFR 유전자 변이를 보였다. 현재 EGFR 유전자변이를 타깃으로 한 TKI 제제는 게피티닙(제품명 이레사)과 일로티닙(제품명 타세바)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의 1차 종료점은 무진행생존률(PFS)의 향상으로 결과 아파티닙군은 11.1개월, 화학치료군은 6.9개월이었다. 또 EGFR 유전자 변이 중 19, L858R 탈락이 함께 나타났을 경우는 혜택이 더 커져 각각 13.6개월과 6.9개월로 나타났다.

유해반응은 비슷하게 나타났고, 부작용 및 독성으로 인해 투여를 중단한 환자군은 아파티닙군 7.9%, 대조군 11.7%로 유의하게 높았다.

Yang 교수는 "아파니팁은 기존의 TKI 제제와 다르게 EGFR 유전자에 붙으면 떨어지지 않고, EGFR 계열 외 다른 수용체에도 작용해 넓은 범위의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션에 참여한 다른 전문가들도 Yang 교수의 의견에 동조하며 EGFR 유전자 변이 NSCLC 1차 치료제로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화학요법 후 통증 감소에 유의한 효과
- 둘록세틴 / CALGB 170601 연구

새로운 치료약물과 함께 화학요법 후 통증관리에 대한 연구도 제시돼 관심을 모았다. 항우울제인 둘록세틴(제품명 심발타)은 연구에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인한 무감각증과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서는 220명의 유방암 및 위장관암 생존자들을 중 파클리탁셀(제품명 탁솔)이나 옥살리플라틴(제품명 엘로사틴) 투여 후 말초 신경병증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후 둘록세틴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구분,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둘록세틴군은 1일 30 mg 전략으로 1주간 투여 후 4주 간 60 mg까지 증량했다.

결과 Brief Pain Inventory-Short Form으로 평가했을 때 둘록세틴군은 1.09점, 위약군은 0.33점이었고, 30% 이상 통증이 감소한 환자수를 비교했을 때도 둘록세틴군이 33%, 위약군이 17%로 둘록세틴이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또 중증 유해반응은 7%, 부작용으로 인한 탈락은 11%로 안전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제시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시간간호대학 Ellen Lavoie Smith 교수는 "화학요법으로 인한 말초신경질환은 통증과 함께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삼환계 항우울제와 가바펜틴의 효과는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 Hope Rugo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안전성 프로파일은 가바펜틴보다 더 낫다"며 효과와 함께 안전성에 무게를 실었다. 가바펜틴은 유방암 화학요법 환자들에게 널리 사용되지만, 졸림을 유발하는 점이 문제가 돼왔다.

한편 둘록세틴은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로 도파민 등 뇌내에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화학물질의 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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