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SA 검사 불필요 권고, 비뇨기과의사들 반대
우리나라엔 PSA 검사 반드시 필요


최근 미국 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 PSTF)가 전립선특이항원(PSA: prostate specific antigen) 검사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면서 비뇨기과 의사들 사이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달 USPSTF가 ‘전립선암 검사에 관한 권고서한’에서 건강한 남성은 혈액 중의 PSA 수치를 측정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USPSTF는 A(강한 권고), B(권고), C(권고도 비권고도 아님), D(비권고) 등으로 권고 등급을 갖고 있다. PSA 검사는 C 등급에 속했지만 이번에 D 등급으로 하락하면서 비권고를 받게 된 것이다.

PSA가 검사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이 검사로 환자의 사망을 예방한 사례가 남성 천명 중 한명에 불과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US PSTF는 특히 PSA 검사로 인한 부작용에 집중했다.

PSA 검사 이후 천명당 1명이 혈전, 천명당 2명이 심근경색, 천명당 40명이 발기부전이나 요실금이 생겼다는 것.

PSA를 비권고로 결정하자 미국의 비뇨기과의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비뇨기학회(AUA)는 “이번 권고 사항은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처사이고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같은 고위험그룹을 무시했다”며 “10~15년이상 더 생존할 수 있는 남성에게 PSA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비판 성명서를 냈다.

우리나라는 PSA 검사 부족해
그렇다면 우리나라 비뇨기과 의사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보라매병원 비뇨기과 손환철 교수는 PSA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현재 학회 내에서 논의 중이고 가을 학회 즈음에 공식적인 토론이 열린 것으로 내다봤다.

손 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 상황이 다른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PSA 검사가 건강검진 등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검사가 부족한 실정이다”며 “우리나라는 PSA 검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이 더 많은 상황이다. 국가암검진사업데 PSA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PSA 검사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지만 우리나라는 검사비용이 낮기 때문에 효과가 훨씬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립선학회 부회장인 을지병원 비뇨기과 유탁근 교수도 우리나라는 PSA 검사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PSA가 일반화돼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조기검진에서 찾지 못해 분화가 나쁜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유 교수는 “USPSTF의 이번 결정은 다른 측면에서도 생각해야 한다”며 “PSA 검사가 임상적으로 의미 없는 암까지 찾아내고 그래서 보험재정까지 부담을 준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우리나라에서는 PSA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여전히 PSA 검사가 전립선암을 감소시켜주느냐에 대한 논쟁은 진행 중이라 했다.

명지병원 비뇨기과 김세철 교수는 PSA 선별검사가 전립선암 사망률을 낮춘다는 것에 대한 주장은 아직 논란중이라 설명한다.

김 교수는 “전립선암이 30대 때 시작되더라도 조직검사에서 나타나는데 20년 정도가 걸린다”며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린 암이기 때문에 암으로 진단됐다 하더라도 15년 정도 후에 사망하는데, 그때 전립선암으로 사망하는지 다른 이유로 사망하는지 분별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또 “70세가 넘어 전립선암을 진단받으면 수술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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