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약개발 탄생을 위해 머나먼 타국에서 노력하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를 이끌고 있는 한용해 회장(서울약대졸업/현 BMS 연구소 신약후보물질 탐색전문)이다. 그를 최근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단이 마련한 신약개발 포럼에서 만났다.

KASBP는 미국 유수의 제약사에 근무하는 한국 과학인들의 비영리 모임으로 지난 2001년 발족했다. 후보물질 탐색 전문가, 개발자, 임상 연구 및 책임자들이 주 회원이다. 지난 2년전부터는 FDA(식약청), NIH(미국립보건원) 등 정부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실회원수는 약 550여명 정도다.

KASBP의 궁긍적인 목적은 한국을 신약개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년 두 차례 학술행사를 열어 신약개발을 포함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학술정보 교류와 협력모색을 추구하고 있다. 그외에 한국 행사에도 수시로 참석해 신약개발분야의 정보전달자로서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처럼 KASBP가 강력한 정보집단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한 회장이 노력이 컸다.

"처음엔 친목도모 차원에서 모이게 됐습니다. 이렇게 활동하다 지난 2006년 대웅제약의 이종욱 사장이 찾아오면서 활동에 변화를 맞게 됐지요"

한 회장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이 사장은 일찌감치 미국에 진출해야겠다는 판단을 했고 도움을 얻기 위해 KASBP를 찾았다. 이후 이 사장은 KASBP의 전문성과 잠재력을 확인하면서 후원을 하기 시작했고 이때 인연을 계기로 한 회장은 KASBP를 보다 더 전문성있는 조직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FDA 소속자들을 대거 섭외한 것도 그의 노력이다.

한 회장은 "우리는 늘상 FDA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궁금증이 바로 해소되지만 한국 제약업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부터 FDA와 정보교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FDA에는 2세를 포함해 약 20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들을 다 회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피력했다.

KASBP를 통해 당장 제약사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큰 비용없이 미국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트랜드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정보공유다. 게다가 국내 후보물질을 유슈의 제약사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한 회장은 "한국인들이 곳곳에서 연구자로 근무하고 있어 개발 담당자들에게 한국의 후보물질을 소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신약개발 전문가 및 FDA 담당자들과의 끝장토론도 가능하다. 사실 국내에서 FDA 담당자를 초청하기란 쉽지 않는 현실. 초청에 성공한다고 해도 양질의 정보를 얻는 것은 무리다. 정부직원외에도 해외신약 개발전문가들을 초청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영어도 걸림돌이다.

한 회장은 "KASBP의 학술행사를 통하면 한국제약사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개별 제약사별로 맞춤형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서 "KASBP와 국내 기업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내에서 부족한 신약개발전문가들의 취업도 알선해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잇따른 M&A로 유휴인력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가진 전문성을 한국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신약개발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있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협회가 정보 교류를 장려하다 보니 활동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회장은 "각 회사의 기업 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신중을 기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한국의 기업측에서는 학술모임에 참가해 보면 신약연구의 최신 경향을 파악하기에 소중한 기회가 된다"면서 "또 협회 차원에서는 한국 및 미국의 연구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점점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러한 노력에 후원도 늘고 있다. 대웅제약 외에 지난 일년전 부터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가 후원을 하고 있다. 한 회장은 "스폰서가 더 생겨난다면 교류확대와 함꼐 미국에 갓 들어온 연구자들을 위해 쓸 것"이라면서 "이들이 다시 한국제약산업에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ASBP의 도움을 계기로 하루빨리 한국에서도 글로벌 블록버스터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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