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주요 만성질환이면서 노화와 밀접한 당뇨병은 당뇨 그 자체보다도 합병증이 더욱 위험하다.

당뇨성 합병증은 당뇨병이 오래 지속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통 몇 년이 지나면 체내 거의 모든 기관이 손상돼 각종 감염에 매우 민감해지며 △당뇨성 창상 △당뇨성 신증 △당뇨성 백내장 △당뇨성 신경병증 등이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당뇨성 합병증은 몸 전체의 노화를 촉진하여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야기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 특히 당뇨성 족부궤양은 하지절단의 원인으로 전 세계에서 지금도 30초에 1명은 하지절단 수술을 받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에 가장 큰 목표는 당뇨성 합병증의 유발이나 진행을 억제하는데 있다.

영남대 조경현 교수팀이 새로운 고밀도지단백질(V156K-HDL)을 재조합해 당뇨병과 당뇨합병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혈청에 존재하는 고밀도지단백질(HDL)의 당화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wildtype apoA-I(WT)과 V156K-apoA-I을 대상으로 재조합 고밀도지단백질을 만들어 당화에 대한 저항성 증가, 저밀도지단백질(LDL) 산화 억제, 인슐린 분비 촉진, 조직재생능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당뇨합병증의 주범인 △최종당화산물(AGE)의 형성 억제 △췌장세포의 인슐린 분비 촉진 △항산화력 증가로 인한 저밀도지단백질(LDL) 산화 억제 △염증 억제 등에서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물실험에서 손상된 조직에 대한 보호와 재생력도 우수해 당뇨병과 당뇨합병증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된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임을 확인했했다.

당뇨합병증 중에서도 당뇨발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손상된 조직 재생 촉진이 필수적인데, 연구팀은 척추동물인 제브라피쉬의 꼬리지느러미 일부를 잘라낸 후 다양한 HDL을 투여한 결과, 기존(WT-HDL)에 비해 5배 이상 재생효과가 뛰어남을 확인했다. 특히 당화(糖化)된 WT-HDL는 꼬리지느러미의 재생을 촉진하기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손상을 일으켰지만, 연구팀이 재조합한 단백질(V156K-HDL)은 당화에 매우 저항적이며, 당화된 후에도 조직재생의 효과가 나타났다.



조경현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WT-HDL이 투여되면 환자들의 높은 혈당 때문에 투여된 치료 단백질의 당화가 혈액 내에서 일어나 치료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V156K-HDL은 당화에 저항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인슐린 분비와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당뇨와 당뇨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성과는 우리나라 2대 질병인 당뇨병 및 당뇨합병증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괴사 등의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한 것으로,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식품과 피부 노화 방지 화장품 조성물 등 실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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