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포럼, 김용익 교수 “보호자 없는 병원 만들어야”

국회에 입성하는 김용익 당선자(서울의대 교수가 공공병원은 시설과 인력 등 모든 면에서 민간병원보다 우수하게 지어지고 운영돼야 공공병원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9일 보라매병원이 처음 개최한 보라매 포럼에 참석한 김 당선자는 ‘서울시 보건의료 현황과 공공병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자신이 구상한 공공병원의 청사진을 풀어놨다.

우선 공공보건의료의 개념을 전환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공공의료를 빈민진료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표준진료를 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병원 시설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공공병원일수록 시설이 좋고, 우수한 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값싼 병원을 지어놓고 공공병원이 증가했다고 하는 것은 돈 낭비다”며 “21세기에 맞는 좋은 병원을 지어야 공공병원에 좋은 인력이 모인다. 정부가 공공병원을 확충하겠다는 의지와 논리만 성립되면 좋은 공공병원을 세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민간은 좋은 병원을 짓기 어렵다. 삼성과 현대가 지은 좋은 병원은 삼성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 딱 하나 밖에 없다”며 공공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의 관료주의도 꼬집었다. 서울시가 내부 간섭은 최소화하고, 자율성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공공병원의 지표로 빈민진료만을 평가하면 병원은 그 진료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 병원 단위로 자율성을 주고, 강력한 평가를 해야 하고, 빈민진료만이 아니라 건강증진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구체적으로 병원이 변화해야 할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도 몇 가지 제시했다. 보호자 없는 병원, 취약계층의 접근성 보장,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 주민이 참여하는 병원 등이 그것이다.

그는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켰는데, 왜 돈을 주고 간병인을 사야 하나. 돌봄 노동이 사회화가 안 돼 그렇고, 불가능한 것을 여성에게 요구하고 있다. 여성의 성역할과 가족구조 변화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고 보호자 없는 병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공공병원이라면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이 병원에 왔을 때 문턱, 점자 안내도, 받침대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불편 없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장애인 이송 도우미나 시각 장애인 안내 서비스, 청각 장애인 수화통역 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 그는 기존의 무상의료 등의 주장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실천안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제시하는 시설 좋은 공공병원 설립, 보호자 없는 병원 등 꿈이 현실로 그려질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라매 포럼, 2달에 1번 열릴 예정

한편, 9일 보라매병원에서 처음 열린 보라매 포럼에는 서울특별시 김경호 복지건강실장을 비롯한 김창보 보건정책관, 서울의료원 김민희 의료원장, 관안구 최연남 보건소장, 이철희 보라매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보라매포럼 운영위원장인 윤강섭 진료부원장은 “보라매병원이 공공의료에 발맞추는 역할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하던 중에 포럼을 기획하게 됐다”며 “2달에 1번 정도 열리는 포럼을 통해 공감대 형성하고 인적네트워크 형성해 공공의료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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