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서울대 화학부 박승범 교수팀이 표적 단백질을 확인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안해 신약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표적 단백질을 확인하기 위해 세포를 분해한 뒤 무작위로 섞여 있는 단백질 혼합용액에서 질량분석을 통해 생리활성이 있는 물질과 강하게 붙어있는 다수의 단백질을 분리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즉 세포 분해로 단백질 네트워크를 분해한 상태에서 표적단백질을 찾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 세포내 현상과 상이할 수 있고, 찾아지는 다수의 단백질 중에서 의미 있는 표적단백질을 찾아내기 어려워 효율과 신뢰도가 낮았다.
박 교수팀은 세포 안으로 직접 들어가 낚시 바늘과 같은 갈고리로 물고기를 낚아내는 방식을 표적단백질 확인 방법에 도입했다. 신약 후보물질에 광반응성 물질을 결합시킨 뒤 세포내에서 빛을 쪼임으로써 표적 단백질과 직접 결합하도록 만들고, 정확히 결합한 생리활성 물질은 붉은색이 나타나도록 해 선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개발된 방법은 FITGE(Fluorescence difference in two-dimensional gel electrophoresis)라 명명됐다.
연구팀은 FITGE를 통해 항암효과를 보이는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이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을 조절하는 표적 단백질 확인에 성공했다.
박 교수는 "평균수명 증가와 환경의 변화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FITGE 방법을 사용하면 신약 후보물질이 생체내에서 작용하는 기작을 밝힘으로써 신약개발의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Angewan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고, 지난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