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약물로 치료되기 어려운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시술 방법을 도입했다.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안태훈, 강웅철 교수팀은 13일 치료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신장신경절단술을 시술했다. 치료저항성 고혈압은 높은 혈압을 낮추기 위해 4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데도 혈압 조절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체 고혈압 환자의 5~10%가 이러한 난치성 고혈압 환자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약물로는 조절이 어려워 환자와 가족들의 걱정이 컸다.

이날 안 교수팀이 시술한 신장신경절단술은 사타구니 혹은 허벅지를 미세하게 절개한 후 고주파열을 쏘는 가느다란 관(카테타)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 ‘레닌’이 지나가는 길목인 신경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 외벽에 고주파 열에너지를 전달해 교감 신경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술한다. 시술 시간은 40~60분으로 짧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술 당일 퇴원하거나 하루 정도만 입원하면 돼 시술로 인한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날 시술을 받은 49세 남자환자의 경우 수축기 혈압이 165mmHg으로 신경을 차단한 결과 혈압이 150mmHg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술법은 가천대길병원이 중심이 돼 지난해 9월 서울에서 개최한 ‘ENCORE SEOUL 2011’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미국, 유럽, 호주 등 세계 40여 개국에서 유효성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소개된 이후 일부 대학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심장내과 안태훈 교수는 “약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없었던 난치성 고혈압들이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혈압을 낮출 수 있게 돼 향후 고혈압 치료에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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