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료기시장 아시아 대표 꿈꾼다

의료기기 및 의료비품의 관련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는 인쇄매체, 인터넷, 관련업체의 직접광
고 등이 있다.
 
미국에서 매년 하반기 개최되는 RSNA전시회가 많이 알려져 있으며, 유럽지역에서는 독일에
서 봄철에 열리는 하노바 의료기기 박람회 그리고 가을철에 개최되는 뒤셀도르프의 MEDICA
박람회 등이 국내 업계에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중국 국내전시회 관련 정
보가 학회 모임 등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중국국내 의료기기 전시회에 참관하거나 혹은 전시에 참가하는 업체가
거의 없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필자는 병원에서 의료기기 5,300여대의 직접적인 사후 기술 관리(수리, 계획점검, up
grade 등)를 위하여 해외 시장에서 각종 의료기기의 개발흐름과 서비스 파트의 공급루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뒤셀도르프의 MEDICA전시장 안에 COMPAMED와 같
은 전시장은 각종 새로운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문서화하여 전시를 하면서 같은 건물에서는
각종 의료용구의 부품 등을 공급하는 업체의 부스가 있어 매우 유익한 참관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의료기기 시장에서 유럽전시회와 유사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까 하여 중국 전국의료기계 춘계 박람회에 참관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참관을 결정 한 후 매우 난감한 일이 발생되었다. 미국, 독일, 일본을 비롯하여 우리나
라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는 매우 자세히 각종 매체를 통하여 행사 일정과 장소 및 참가업체 등
을 참관자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중국 전국의료기계박람회의 정보를 얻는 것이
우선 힘들었다.
 



중국전국의료기계 박람회는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철에 개최되며 개최지를 매년 변경하고 있
었다. 지난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복건성 하문(Xiamen 혹은 Amoi라 부름)시에서
열린 제47회 중국 전국의료기계 춘계 박람회였다. 우여곡절 끝에 하문 국제전시장에 도착한
나는 전시장 규모와 현대식 건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우리나라의 시골 소도시정도로 생각했던 이곳에서의, 그것도 국내 전시회란 점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예상은 잘못 된 것이었다.
 
일반에게 행사장을 개방하기 전 개막 식전행사를 국제전시장 앞 광장에서 군악대의 성대한 팡
파르와 함께 시작되었다. 민간 행사에 군악대가 동원되는 것도 다소 생소해 보였다. 전시장 출
입자 관리는 바코드로 인식되는 플라스틱카드로 자동 관리되고 있었다. 입장료는 무료였으나
전자카드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명함을 소정양식에 첨부하거나 명함이 없는 경우 소정
양식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해 카드를 발급 받아야 한다. 전시장은 4층 현대식 건물로 4층 회
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무려 2,500개의 업체가 그것도 중국
국내에 있는 회사만이 모여 전시회장을 꾸민 것이었다. 건물 내 수용이 불가능하게 되자 야외
에도 전시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 천막을 치고 각종 의료용구를 전시하고 있었다. 밖은
너무나 더웠다. 4월인데 섭씨 28도의 무더운 아열대성 기후였다. 그러나 전시장 안에는 냉방
이 확실하게 되어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였다.
 
전시장에는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의료용구가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외국 유명 회사
도 많이 눈에 띄었다. 한가지 특징적인 것은 외국 브랜드가 단독으로 부스를 설치하여 참여한
곳은 한곳도 없었다.
 
오직 중국회사 이름을 우선한 외국회사와 중국 의료기기 업체들로 전시장을 채우고 있었다.
우리나라 업체로 중국 현지업체와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로는 대경전자(mobile carts)와 메
디슨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미국, 유럽, 일본 회사들은 나름대로의 회사 부스를 보통 크기
의 몇 배로 차지하여 홍보를 하고 있었으며 관람자는 중국인 외에도 한국, 대만, 일본, 인도,
유럽, 아프리카 사람들이 다수 보였다. 선형 가속기를 만들어 전시하는 회사도 2개나 볼 수 있
었으며,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코발트 치료기도 또한 볼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의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그런 전시회의 모습이었다. 부품 업체들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대용량은 아
니지만 X-ray 튜브를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2곳이 참가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경식 내시경으로 얻어진 화상을 PC에 저장하고 기록할 수 있는 장치들도 수 없이
많은 회사에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전시회 동안 부스를 둘러 본 느낌은 중국어 회화가 어느
정도 가능해야 더욱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찾아오는 고객이나 설명하는 업
체사람 모두가 중국어에 편중되어 있었고 극히 일부 업체에서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었을
뿐이었다.
 
카탈로그도 모두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었다. 대상이 중국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참관하는 중
국인들은 전국에서 찾아온 의료기기 판매상, 의료인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 전시관의 담
당자는 설명해 주었다.
 
첨단 의료용구도 찾는 한편 잘 만들어진 한물 간(?) 의료용구도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수요
가 있는가보다. 워낙 중국이 넓기 때문에 판매 이후의 사후 관리에도 또 다른 어려운 점이 있
어 보였다. 한방이 주도를 하면서 양방이 공존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그런
인상을 받은 제47회 중국 전국의료기계전시회는 앞으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존
재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나라의 KIMES 이상 가는, 새로운 아시아 대표를 노리는 의료용구 전시회를 꿈꾸고 있는
듯 했다. 부스에 나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직원의 설명을 참고 해 보면 향후 나름대로
의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즉, 중국은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
을 거치는 동안 졸업생의 약 20%만이 진학을 할 수 있는 대단한 경쟁사회였다. 북경에 대학
이 대략 200곳이 있고 대학을 졸업해도 졸업생의 20%정도만이 취업이 되고 나머지는 농사
를 지으러 고향으로 간다는 것. 이중에는 3개 국어를 수용하는 졸업생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한족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2006년 WTO의 도하 협상에 따른 인력 시장 개방에서도 이러한 인력이 한국을 비롯한 선진
국가로 진출을 시도할지도 모를 일이며 의료기기 분야의 전시회뿐만 아니라 중국 내 잉여 인
력에 대해 우리는 지금쯤 대책을 세워둬야 할 것으로 생각됐다.
 
세계 3위의 중국 어느 부품회사 직원은 한국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생산에 대한 기술도
자신이 축적되어 있고 마케팅 기술도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취직을 해볼까 생각
중이란다.
 
중국은 아직 우리 입장에서 보면 낮은 임금 수준이다. 우리 돈으로 월15만원~35만원 정도
면 생산기술자를 고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가까운 한국이나 대만, 일본으로 진출하려는 이들의
의지는 점점 확고해져 가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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