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신임 원장 취임소식이 잇따라 들려온다. 그들은 각자 병원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병원 발전에 필요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 시대 원장들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이며, 과연 그들이 발휘하고 있는 리더십은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을까?
리더십 유형 분류 방법은 다양하지만, EQ의 창시자 다니엘 골먼, 컨설팅 전문가인 러처드 보이애치스와 애니 맥키의 베스트셀러 "감성의 리더십(Primal Leadership)"을 통해 알아봤다.

점점 더 중요해지는 "감성의 리더십"

"감성의 리더십"에서는 "감성을 중시하는 리더십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낡은 형태의 리더십은 기능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감성적이거나 개인적인 차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으며, 비인간적인 리더십은 오늘날 점점 그 설자리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공감의 분위기를 조성할 줄 아는 리더는 업체의 우두머리라는 이미지 속에 스며있던 낡은 리더십의 틀을 깨부수고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대변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섯 가지 스타일의 리더십 유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전망제시형 리더십, 민주형 리더십, 코치형 리더십, 관계중시형 리더십, 선도형 리더십, 지시형 리더십 등이며, 각자 병원의 원장들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 리더인지 확인할 수 있다.

지훈상 원장:전망제시형 리더

지훈상 전 연세대 의료원장이자 전 대한병원협회장이 지난 3월 5일 제2대 CHA의과학대 의무부총장겸 제9대 분당차병원장에 취임했다.

굵직굵직한 보직을 많이 맡아온 그는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심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원장 재직 시절 다빈치 로봇시스템을 도입하고 JCI 인증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병원"으로 가겠다는 의지와 목표를 구성원들에 가득 심어줬다. 이에 따라 차병원에서도 이같은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다.

지 원장과 같은 리더는 "전망제시형 리더십"으로 꼽힌다. 사람들과 꿈, 희망, 목표를 매우 긍정적으로 공유한다. 변화에 대한 새로운 전망이 요구되거나 뚜렷한 방향성이 요구될 때 필요한 리더십이다.


이명철 원장:코치형 리더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이명철 교수가 지난 3월 2일 신임 가천대길병원 원장 및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부총장에 취임했다. 한국 핵의학 발전의 증인으로 불리며 세계핵의학회, 한국동위원소협회장, 세계동위원소기구 회장 등을 맡아 우리나라의 핵의학 위상을 크게 발전시킨 인물이다.

전문경영인으로도 활동하며 서울대 발전기금 확보와 청라지구 국제과학복합연구단지 조성 사업을 이끌었다. 이길여 회장과는 서울대 의대 선후배 사이로 총동창회에서도 각각 부회장과 이사를 역임하며 서로의 비전과 철학을 공유해왔다.

그와 함께 일을 해온 관계자들은 개개인의 목표를 동력삼아 병원 전체를 위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리더라고 말한다. 조직이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잘 알고 있고 이를 설득시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코치형 리더십"은 개인이 원하는 것을 전체의 목표와 결부시킨다. 장래를 내다보면서 구성원의 업무 수행력 향상에 도움을 줄 때 발휘되는 리더십이다.

양정현 원장:관계중시형 리더

건국대의료원 양정현 원장은 지난해 9월 1일 임명돼 6개월 가량의 시간을 보내왔다. 우선 해온 일은 구성원들과 자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병원 관계자들은 취임 초기부터 사람은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귀 기울인다고 전했다. 부드러운 인상에 한층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몰고 다니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양 원장은 "구성원들 하나하나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지만 누군가는 알아주고 이해해줘야 하고 들어줘야 한다"며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히 원장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관계중시형 리더십"은 사람들을 서로 엮고 마주하면서 조화를 일궈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의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거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김린 원장:민주형 리더

지난해 12월 1일 3번의 선거 끝에 김린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임명됐다. 김린 원장은 젊은 교수들의 단체인 "개혁포럼"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표심을 얻었다. 취임하면서는 물론 3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김 원장은 개혁포럼은 물론 교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들을 존중한다.

김 원장과 같은 "민주형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자발적 행동을 존중하고 참여를 통해 조직에 헌신하도록 한다. 그들의 의견을 수용해 의견의 일치를 얻고자 할 때나 가치있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려고 할 때 매우 필요한 리더십이다.

리더·구성원 서로 이해와 배려 필요

이밖에 "선도형 리더십"은 흥미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리더십이다. 의욕이 넘치고 유능한 팀으로부터의 최고의 결과물을 이끌어내고자 할 필요하다. 번번히 제대로된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에는 부정적이다. "지시형 리더십"은 비상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줌으로써 두려움을 누그려뜨린다. 잘못 사용하면 매우 부정적이지만, 위기상황에서 전화를 꾀할 때나 문제가 있는 구성원을 다룰 때는 필요하다.

LG경제연구원은 "조직 침묵 현상과 리더십"에서 리더들에게 특히 주의할 항목으로 "일 때문에 논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더와 논쟁해 리더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조직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 조직 침묵 현상이 나타난다"며 "사감(私感)으로 구성원과 조직의 공동 이익을 외면하는, 리더로서의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한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차원에서 리더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가급적 배려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불친절한 리더를 탓하기 전에, 리더가 무엇을 묻든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리더십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자기 인식 능력 (Self-Awareness)이 부족한 리더들이 많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리더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리더가 자기 자신의 모습을 겸허하게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되, 이미 리더로 뽑은 사람들의 스타일을 억지로 바꿔 보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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