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7일자를 기점으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특허(물질)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제네릭 수십 여개가 종료일에 맞춰 출격대기중이다.

본지가 식약청 승인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1년 한해와 최근까지 구연산 실데나필 성분에 대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승인을 받은 업체는 모두 25곳으로 집계됐다. 상위권 제약사로는 한미약품, 유한양행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사로는 한국산도스와 한국노바티스가 눈에 띈다. 그밖에 나머지는 중소 상장 제약사들이다.

개성 넘치는 제품명도 눈에 띈다. 세지그라(하나제약), 스그라정(삐씨월드제약), 비알리스(웨일즈제약) 바로그라(유영제약), 그날엔포르테(경동제약), 아그나필(대원제약)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만봐도 어디에 쓰는 약인지 알 수 있어 웃음를 자아내고 있다. 생동을 위해 임시로 지은 제품이 많아 확정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이런 가운데 제네릭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 시장 성장의 걸림돌이었던 블랙마켓이 사라질지 주목된다.

현재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000억원 정도. 비아그라가 출시된지 10년이 지났고 제품도 6개나 있다는 점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마저도 최근 2년전부터 데일리 정제 등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06~2008년 까지만 해도 600~700억원대로 정체현상이 뚜렷했다.

이처럼 부진한 이유에 업계는 가장 큰 이유로 블랙마켓을 꼽고 있다. 블랙마켓은 정상적인 병원 방문과 약국 처방을 받지않고 남대문 시장 등지에서 판매하는 가짜 의약품의 수요를 일으키는 시장을 말하는 것으로 업계는 이 시장 규모가 연간 수백 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이 조사한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단속 실적"에 따르면 당해 상반기에만 밀반입하다 적발된 발기부전치료제는 1123억 원 어치에 이른다. 이는 이미 전년(2010년)인 전체 밀반입 적발규모 916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2007년 적발금액 62억 원에 비하면 20배 가량 폭증했다.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블랙마켓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는 가격때문이다. 현행 오리저널 의약품 가격은 온디멘드 요법 기준으로 국산 5000~9000원, 외산 15000~17000원 수준. 특히 최근 SK케미칼이 내놓은 엠빅스 필름형 제품인 경우 5000원에도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제네릭은 가격은 5000원선 안팎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블랙마켓을 찾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약값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만약 저렴한 제네릭이 쏟아질 경우 가격에 굳이 시장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제네릭을 준비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가격에 대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5000원대 저렴한 국산 제품이 있는 만큼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리지널 약값도 끌어내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업계는 "비아그라가 시장을 수성해야하는 만큼 가격인하 전략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새로운 제형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릭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반반이다. 몸값낮춘 제네릭들이 오리지널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것이라는 의견과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처방이 이뤄지는 약물인 만큼 오리지널의 브랜드를 여전히 선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한 확인인 제네릭이 쏟아지는 하반기에나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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