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으로 인한 보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기오염(air pollution)과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인지기능장애 간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기오염은 흔히 호흡기 질환들의 위험요소로 인식되기 쉽지만, 대기오염을 평가할 수 있는 단위가 나노(nano)까지 발전하면서, 이로 인해 뇌를 포함한 신체 전반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들은 대기오염-심뇌혈관질환, 인지기능장애 간 연관성에 근거를 더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 관리의 필요성을 보건적인 측면에서 환기시켜 주고 있다는 점 역시 의미가 있다.




▲심근경색 위험도
[JAMA. 2012;307:713~721]

프랑스 파리데카르트대학 Hazrije Mustafic 교수 등 프랑스 INSERM unit 970 연구팀은 주요 대기오염 노출이 심근경색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미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 위험도 및 사망률에 대한 연관성은 구축돼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7일 내의 단기간 노출 역시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에서는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10 ㎛ 이하의 미세먼지(PM 10), 2.5 ㎛ 이하의 미세먼지(PM 2.5)를 대기오염의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34개의 연구에서 하나 이상의 대기오염 요소에 7일 내 단기간 노출됐을 경우의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분석했다. 결과 오존 이외 다른 요소들은 심근경색 위험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는 1.048, 이산화질소는 1.0.11, 이산화황은 1.010, PM 10은 1.006, PM 2.5는 1.025배 위험도를 높였다. 오존은 1.003배로 유의성은 없었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2012;172:229~234]

대기오염 정도가 심한 지역에서는 반나절 노출된다 하더라도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 정부기관이 제시하고 있는 '양호'한 PM 2.5 수치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기준을 수정해야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 환경보건기술센터 Gregory A. Wellenius 교수팀은 대기오염과 허혈성 뇌졸중 간 연관성이 아직 확고하게 구축되지 않은 가운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보스톤 지역 내 허혈성 뇌졸중 환자 1705명과 PM 2.5의 노출 정도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결과 PM 2.5가 15~40 ㎛/㎥인 지역의 환자들을 24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1.34배 높게 나타났다.

현재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는 24시간 내 PM 2.5가 15 ㎛/㎥ 이하인 경우 양호한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PM 2.5 수치가 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PM 2.5 수치가 6.4 ㎛/㎥가 증가할 때마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도는 1.11씩 증가했다. 한편 PM 2.5에 12~14시간 노출됐을 경우 위험도가 가장 높았으며, 가장 교통에 관련된 오염도가 PM 2.5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요소로 나타났다.

▲고령 여성의 인지기능 저하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2012;172:219~227]

이미 나노물질이 뇌에 전달,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된 가운데, 대기오염이 고령 여성환자의 인지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도 발표돼 대기오염의 위험도를 더해주고 있다. 대기오염이 고령인구의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화시킨다는 연구들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번 연구는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평가했다는 점에서 근거를 더해주고 있다.

미국 러쉬대학의료원 Jennifer Weuve 교수팀은 미국 Nurses` Health Study Cognitive 코호트에서 71~80세 여성 1만 9409명을 대상으로 PM 2.5~10, PM 2.5 미만의 미세먼지와 인지기능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노출 기간은 7~14년의 장기간이었고, 인지기능평가는 2년의 간격을 두고 3회 시행했다.

전반적으로는 높은 PM 2.5~10, PM 2.5의 장기간 노출은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PM 2.5~10가 10 ㎛/㎥ 증가할 때마다 2년 간 인지기능은 0.020점 더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고, PM 2.5의 경우는 0.018점씩 악화됐다.


메커니즘·현황은 밝혀졌다-예방인식은?
-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신동천 교수 Interview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신동천 교수는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 사망률 간 연관성에 대한 기전은 이미 밝혀졌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1980년대에는 대기오염과 호흡기 간 연관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1990년대에는 순환기, 현재는 신체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염증, TNF-α, 유전자 등 뇌에 미치는 영향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김창수 교수는 미국정신건강의학회 저널에 심혈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자살률과의 연관성 연구를 발표한 바 있고, 대만이 같은 호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천식 환자들 대상으로 대기오염과의 연관성을 평가한 결과 자살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기오염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보여왔고, 실질적으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신 교수는 아직 만족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외국의 경우 대기오염을 포함한 기후변화 및 환경에 대한 문제는 '사전에 예방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오염처럼 노출로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는 'Margin of Exposure'라는 노출량에 대한 기준을 제시,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치의 10분의 1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신 교수는 "세계적인 미세먼지의 기준은 PM 2.5까지 낮아졌고, 나노단위의 시대에서 더 미세한 먼지 및 오염물질에 대해 평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PM 2.5 적용시기를 미루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 의식의 강화를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 나노 크기의 먼지들의 영향에 대해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일각에서는 큰 미세먼지는 감소하지만, 반대로 나노 크기 먼지들은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며 현재 관리전략에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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