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식(趙永植) 경희대학교 설립자 겸 학교법인 경희학원 학원장이 18일 오후 5시 13분 경희의료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故 미원 조영식 학원장은 1921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서울대법대를 졸업했고, 미국 마이애미대학 명예법학박사 등 34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1951년 신흥초급대학을 인수한 고인은 창학이념 '문화세계의 창조'와 함께 경희대학교를 '학문과 평화'의 요람으로 성장시켜왔다. 유치원에서 대학원에 이르는 일관된 교육체제를 갖췄고, 한의학을 부활시켜 현대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시켰다. 고인은 대학다운 대학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대학의 공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1950년대 중반, 전쟁의 폐허 위에서 농촌계몽운동, 잘살기운동 등을 펼쳤고, 시야를 한반도 너머로 확장시켜, 대학과 UN, 세계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세계평화운동에 매진해왔다. 고인은 교육과 평화를 동일시한 20세기 최초의 학자이자 평화운동가로 평가받고 있다.

고인은 1965년 세계대학총장회(IAUP)를 창설하고 동 총장회의 회장과 영구명예회장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세계대학총장회 산하 평화협의회(HCP) 의장, 밝은사회국제클럽(GCS International) 국제본부 총재,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총재, 오토피아평화재단 총재, 통일고문회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세계인류학자대회에서 '인류 최고영예의 장'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함마슐트상, 세계대학총장회 세계평화대상, UN 평화훈장, 아인쉬타인 평화상, 비폭력을 위한 마하트마 간디상, 대한민국 정부 국민훈장 무궁화장, 만해평화상 등 67개 상훈을 수상했다.

고인은 1981년 UN 세계평화의 날과 해를 제정하는 데 발의자로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일천만이산가족 재회 촉구를 위한 범세계서명운동을 펼치며 한반도 평화와 공영을 위해 헌신했다. 고인은 한 · 미 간 우호 증진에도 기여했다. 1978년 미국 몬타나 주정부는 고인의 제안으로 '한국 우정의 주간'을 선포했다. 1989년 8월 미국 국회의사당은 세계평화 구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조영식 학원장의 이름으로 성조기를 게양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빨레르모대학은 '조영식 평화강좌' 개설과 함께 '조영식 평화전당'을 헌당했고, 멕시코 과달라하라대학에서도 '조영식 평화강당'을 헌당했다. 독립국가연합(CIS) 학술원은 '제3 민주혁명' 이론을 창시한 공을 인정해 고인을 정회원으로 선정했다.

저서로는 <민주주의 자유론> <문화세계의 창조> <교육을 통한 세계평화> <인류사회의 재건> <오토피아> <세계평화: 그 위대한 소명> <팩스유엔을 통한 세계평화> <세계평화대백과사전> <지구촌의 평화> <동양의학대사전> <아름답고 풍요하고 보람있는 사회>(연설문집, 전 5권)를 비롯 51권이 있다.

장례는 학교법인 경희학원 학원장으로 치러지며, 빈소 및 분향소는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전당,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로비, 광릉캠퍼스 대회의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9시에 거행되고,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인원 경희대 경희사이버대 총장 등 2남과 조여원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교수, 조미연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 등 2녀, 사위 독고윤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구자명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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