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부터 2월 3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국제뇌졸중학술대회(International Stroke Conference)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아픽사반이 본격적으로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신약을 비롯해 기존의 항응고제 및 항혈소판제에 대한 연구들이 치열하게 맞부딪쳐 눈길을 끌었다. 이번 ISC에서 발표된 주요 연구들을 정리해본다.

리바록사반 효과-안전성 재입증
- ROCKET-AF 하위분석연구
[ASA 2012; Abstract 152]

포스트 와파린 경쟁에서 가장 먼저 포문을 연 리바록사반이 ISC에서도 하위분석 연구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굳히기에 나섰다.

ROCKET-AF 하위분석 연구에서도 와파린 대비 심방세동 환자의 출혈 위험도 감소와 혈전관련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심장판막질환 병력이 없는 일반적인 심방세동 환자 중 리바록사반 복용군은 와파린 복용군에 비해 출혈 위험도를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주요 저자인 서호주대학 로얄퍼스병원 Graeme J. Hankey 교수는 "이번 하위분석연구에서는 발생한 내뇌 출혈의 비율과 위치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참가자들 중 등록 때 내뇌출혈을 경험한 환자는 없었지만, 53%가 이전에 혀헐성 뇌졸중 병력이 있었다. 약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1만4264명의 참가자들 중 136명에게서 내뇌출혈이 나타났고 전반적으로는 연 0.5% 이하였다.

아스피린이나 티에노피리딘 계열 약물의 사용은 내뇌출혈 위험도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지만, 리바록사반 복용군의 위험도는 와파린 복용군보다 낮았다.

이에 Hankey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ROCKET-AF 연구 대상자들의 범위인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뇌졸중 중~고위험군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심방세동 환자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하위분석 연구에서는 추가적으로 내뇌출혈 위험요소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종 간 차이에서는 백인에 비해 흑인은 4.2배, 아시아인은 2배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환자의 경우 10년마다 위험도가 3분의 1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전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 발작 병력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위험도가 51% 증가했다. 혈청 알부민 수치가 0.5 g/L 감소할 때마다 위험도는 42%씩 증가했고, 낮은 혈소판 수치도 내뇌 출혈 위험도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


아픽사반, 뇌졸중 병력자에게도 효과
- ARISTOTLE, AVERROSE 하위분석연구
[ASA 2012; Abstract LB1]

본격적으로 포스트 와파린 레이스에 참가한 아픽사반도 하위분석 연구에서 폭넓은 환자군에 대한 효용성을 내세우며 기세를 더했다.

아픽사반은 ARISTOTLE, AVERROSE 하위분석 연구를 통해 일과성 허혈 발작 병력(TIA)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뇌졸중과 전신성 색전증 예방 효과를 보였다. 두 하위분석 연구의 목적은 공격적인 항혈전 치료로 인해 출혈 위험도가 높아지는 뇌졸중, TIA 병력자에 대한 아픽사반의 효과 평가였다.

ARISTOTLE 하위분석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의 18.9%가 병력자였고, 이들의 CHADS2 점수는 3점 이상이었다. 하지만 뇌졸중, 전신성 색전증, 주요출혈에 대해 뇌졸중, TIA 병력이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아픽사반은 이들에게서도 뇌졸중, 전신성 색전증 24%, 주요출혈 27%, 내뇌출혈 63%, 모든 사망률 11% 감소의 효과를 보였다.

ARISTOTLE 하위분석연구를 발표한 샌프란시스코대학 J. Donald Easton 교수는 "이 연구들은 초고위험군 환자에서도 아픽사반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일반 심방세동 환자에서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RISTOTLE 연구와 AVERROSE 연구 모두 환자들이 심방세동 이외에 추가적인 위험요소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Easton 교수의 말을 뒷받침해줬다.

AVERROES 하위분석 연구결과도 ARISTOTLE 하위분석 연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가자들 중 13.6%가 병력자였고, 아픽사반은 주요출혈 없이 뇌졸중, 전신성 색전증을 71% 감소시켰다. 단 AVERROSE 하위분석의 경우 뇌졸중, TIA 병력자의 수가 비교적 작다는 점이 제한점으로 제시됐다.


와파린, 심부전 환자에서 지는별 돼나
- WARCER 연구
[ISC 2012; Abstract LB12-4372]

신약들이 하위분석 연구로 우위를 점한 가운데 와파린은 부정맥 환자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콜롬비아대학 Shuichi Homma와 John L. P Thompson 교수팀이 발표한 WARCEF(Warfarin versus Aspirin in Reduced Cardiac Ejection Fraction) 연구에서 와파린은 아스피린과 유사한 심부전 환자의 사망, 뇌졸중 위험도를 감소효과를 보여줬지만, 위장관출혈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심부전 환자 2305명을 와파린군과 아스피린군으로 무작위로 배정해 평균 3.5년, 최고 6년 간 관찰한 연구다. 환자들은 평균 61세로 박출량은 35% 이하로 대부분 NYHA Ⅱ, Ⅲ에 해당됐다.

연구결과 양군 모두 뇌졸중, 사망 등 1차 종료점에서는 7% 정도의 감소를 보였다. 2차 종료점인 심근경색, 심부전 입원 등에서는 와파린군에서 7% 정도 위험도 증가가 나타났다. 두 수치 모두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허혈성 뇌졸중, 내뇌출혈 발생건수는 와파린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두개내출혈, 연간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아스피린군이 높았다.

연구팀은 통계적 기록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 4년 이후부터 와파린군의 뇌졸중 발생률이 아스피린군과 동등하게 절반 가량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Homma 교수는 와파린 치료를 권고사항으로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출혈이었다. 와파린군의 주요 출혈률은 아스피린군의 2.05배로 내뇌출혈 2.48배, 위장관출혈이 2.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Homma 교수는 "와파린은 전반적인 혜택은 없고 출혈 위험도는 높였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동박절에서 좌심실박출량이 감소한 환자아게 와파린을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궁합이 좋지 않다
- SPS3 연구
[ASA 2012 ; Abstract LB9-4504]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이 뇌 정맥 뇌졸중 재발효과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게다가 출혈과 사망위험도는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SPS3(Secondary Prevention of Small Subcortical Strokes) 연구는 이중맹검 대조군 시험으로 중간결과 발표다. 연구에서는 피질 하 뇌졸중 환자 3020명을 대상으로 3.5년간 관찰했다. 이들 중 4분의 3은 고혈압, 절반은 고지혈증을 동반하고 있었고, 전체 참가자중 10%가 뇌졸중, 6%가 허혈성 사건 병력자였다.
연구결과 출혈은 2.1%대 1.1%로 이중항혈소판제요법군이 아스피린 단독군보다 높았고, 모든 사인으로 인한 연간 사망률을 받은 환자 수 역시 2.1%대 1.4%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브리티쉬콜럼비아대학 Oscar Benavente 교수는 아스피린에 클로피도그렐을 더했을 때 혜택대비 위험도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중 항혈소판제요법으로 허헐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발생률이 총 8% 감소했고,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15%, 출혈성 뇌졸중 위험도는 7 % 낮췄지만, 유의한 변화는 아니었다.

단 출혈 위험도의 경우 2.2배 높게 나타났고, 모든 사인으로 인한 사망률의 경우 혈관성 사건 이외에는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Benavente 교수는 "이번 중간 연구결과는 뇌졸중 예방에 대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심장협회·미국뇌졸중학회(AHA·ASA) 가이드라인에서도 각각의 단독요법은 권고하고 있지만, 두 약물의 병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Benavente 교수는 "아스피린과 클로프도그렐 병용요법은 큰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피하 뇌졸중에서의 새로운 항응고제에 대한 가능성은 아직 시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혈압 치료에 대한 SPS3 연구가 아직까지 항혈소판제 치료에 대한 상호작용이 나타나고 보이지 않아, 7월 즈음 발표될 연구결과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Benavente 교수는 "피질 하 뇌졸중의 경우 혈관성 치매와 직접적으로 연관성을 보이지만, 다양한 치료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없는 가운데 SPS3 연구는 피질 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대규모 연구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부연했다.

신약 AX200, 그 효과는?

급성 뇌졸중 치료약물로 주목받은 신약 AX200이 고배를 마셨다.

동물실험과 소규모 연구들에서 효과를 보인만큼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지만, 결과적으로 뇌졸중 환자들의 장애를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연구에서는 뇌졸중 증상 발현 후 9시간 내에 투여했을 때 위약군과 비교했지만 뇌졸중 환자들의 장애 개선에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또 치료 9일, 90일째 평가에서도 위약군 대비 장애 개선 효과는 없었다.

AX200은 과립성 백혈구 콜로니 자극인자(G-CSF)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뇌졸중이나 다른 종류의 뇌손상이 발생한 후 뇌는 자연적으로 추가적으로 G-CSF를 생산한다. 이 단백질은 신경세포의 보호와 혈관성장을 촉진시켜 추가적인 세포의 손상을 예방한다.

치료 시작 후 9일째 AX200 투여군은 뇌졸중 관련 장애 평가도구인 Rankin 척도(0~6점 평가)에서 3점을 기록했다. 90일째 평가에서도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소 뇌졸중 척도로 환자들을 평가했고 결과적으로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다.

연구를 진행한 독일 뮌스터대학 Bernd Ringelstein 교수는 "동물실험에 이어 소규모 연구들에서 일부 환자들에서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실망감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의 치료에 AX200이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