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린 고려대 의무부총장 기자간담회


“Big 5병원이란 단어는 쓰지 않겠습니다. 처음부터 1000병상이 넘지 않는 고려대의료원은 비교 대상에서조차 제외됐어요. 안암병원, 구로병원 둘 다 실적이 우수하고 둘이 합치면 1800병상이 넘지만, 단일병원 규모로 인정하지 않더군요. 고려대가 저평가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2달 전 취임한 김 린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려대의료원의 진면목은 이제부터라고 단언했다. 그간 타병원에 밀려온 것은 그저 규모에 따라 서열을 매기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규모도 뒤지지 않게 갖추게 된다. 안암병원에는 4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400병상 규모의 첨단의학센터 증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안산병원도 200병상, 구로병원은 150병상 가량 늘리게 된다. 5년 이내 의료원이 24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의 위용을 선보인다.

그렇다고 특별히 규모를 강점으로 내세울 생각은 없다. 김 원장은 “각 분야별로 특화전략을 세울 계획”이라며 “5년 내에 5개 분야에 대해 아시아 Top 10위 안에 진입할 정도로 세계적인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역설했다.

여기에는 고려대의 강점인 심혈관센터, 소화기센터, 로봇수술센터, 유방센터, 간센터, 수면센터 등을 더욱 특화하며, 암센터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상대적으로 강한 분야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전 분야에 걸쳐 내부 역량 강화에 나서는 한편, 외부 영입도 모색한다. 김 원장은 “이젠 더이상 규모가 아닌, 효율과 직원들의 만족도, 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문제”라며 “짧은 역사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만큼, 고려대는 충분한 내부 구성원들의 저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대학병원으로서의 역할 충실에도 나선다. 다른 병원들처럼 대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노력보다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내실을 다지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김 원장은 “대학병원은 공공성이 본연의 임무이며, 진료를 기반으로 교육, 연구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마케팅을 위해서가 아닌 환자의 안전에 충실하자는 의미에서 3개 병원 모두에 JCI 인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중점계획인 연구중심병원은 이미 김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준비한 부분이다. 연구논문 실적을 기반으로 각 산하병원이 팀을 구성하고 있으며,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고려대 내부에서도 단과대학별 SCI 논문 비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외부의 섣부른 판단보다 고려대 이미지를 깎아 먹지도 않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원장은 “고려대는 저력이 있다. 단지 능력을 담을 그릇이 다소 늦게 담겼을 뿐이다”라며 “5년 내 눈부시게 성장하고 달라지는 고려대의료원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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