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은 현재 올해 전략을 가다듬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하는 시기로 삼고 있다. 어려운 시기인 이때 의료계 내부에서 머리를 쥐어짜며 골머리를 앓기보단 오히려 다른 분야, 외부에서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이에 기업들의 신년 전략을 살펴보고, 병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핵심포인트 위주로 구성해봤다.


어려울수록 공격경영

삼성그룹과 SK그룹, GS그룹 등의 대기업들은 신년 전략으로 위기상황 속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이미 지난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전략을 이어가면서 경영효율화를 달성한 만큼, 이제는 위기 속 투자가 빛을 발한다는 것.

올초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계열사별로 글로벌전략회의를 열어 공격적 경영전략을 마련 중이다.

올해 보통의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설비투자를 감소하는 추세지만, 삼성그룹 50조원, 현대차그룹 14조원 SK그룹 19조원 등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불황기에는 즉시 효과를 내는 이같은 마케팅이 최대의 공격 전략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폭과 기업실적 악화에 대비해 수비와 공격의 양면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성장 사업에 대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성과를 조기에 거둘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되,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유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타깃 확장 마케팅

성공적인 시장 안착 후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는 '타깃(Target) 확장' 전략도 인기다.

최근 취업포털 최초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확정 지은 사람인HR은 20·30대에게 필요한 맞춤형 매칭서비스를 통해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경력자와 실버 계층을 위한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경력자를 위해서는 성공적인 이직을 돕는 '경력년수별 채용정보', 연봉 협상에 도움을 주는 '무료 연봉 통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사이트 유입을 늘렸다.

저가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런칭 당시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여성을 타깃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화장품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당시 미샤가 선보인 화장품 500여종의 가격은 가장 비싼 제품도 만원을 넘지 않는 선이었다.

기존 타깃 계층으로부터 탄탄한 기반을 쌓은 미샤는 수퍼아쿠아, 니어스킨, 레볼루션, 한방 미샤 등 10·20대뿐 아니라 30·40대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연령층에 맞는 다양한 기능성을 가미한 화장품 라인들을 출시하며 타깃층을 넓혀갔다. 최근에는 '나이트 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을 출시, 고가의 수입 화장품과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등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박차를 가했다.

이들 기업은 "최상의 프리미엄급 대안보다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실용성이 강한 차선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피라미드식 포트폴리오 상품 전략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기존 상품영역을 깨트린 상식파괴형 마케팅을 펼치고, 용도 전환이나 기존 상품 변형을 통해 수요여력이 풍부한 다양한 틈새시장 발굴할 것"을 조언했다.

글로벌 사업으로 또다른 전진

내부 역량을 기반으로 취할 수 있는 또다른 전략은 글로벌 사업 확장이다.

올해 SK C&C는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신성장 사업을 확대하고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성장기획본부'를 신설했다. 여기에 미국법인과 중국법인 등 주요 해외 법인과 투자회사를 CEO 직속조직으로 재편하는 한편, 아제르바이잔, 싱가폴, 콜롬비아 등에 해외지사를 설립해 사업 실행력을 한층 강화했다.

한샘은 최양하 회장을 포함한 임원과 팀장, 중국 현지법인 팀장급 이상이 모여 중국 북경에서 신년 팀장회의를 개최했다. 경영방침을 '고객감동경영 세계최고수준 도전'으로 설정하고, CI 재정립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 강화, 핵심주력 고객정보 확보 등을 핵심과제로 정했다.

최양하 회장은 "현재 한국에서 세계 최강기업인 이케아와 경쟁해야 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해서 이겨내야 한다"며 "탁월한 성과에 도전, 그것을 성취해 내야만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여기에서 우리의 약점도 극복해야 가능하다. 삼정KPMG 김교태 대표는 신년세미나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은 한국 기업의 선전사례들을 제시하며, 한국 기업의 성공 유전자로 ▲일사불란한 조직 움직임 ▲세계적 수준의 기술혁신 노력 ▲발빠른 시장 접근 ▲ 과감한 투자 ▲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 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수직적인 조직의 한계, 자체 기술개발의 한계, 영업중심의 시장 확보의 한계, 리스크 관리 한계, Top-Down 커뮤니케이션의 한계 등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가치를 사라

불황에서 소비자는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다. 이에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가치를 사야만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

최근 출간된 서적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에서는 기업이 얼마나 집요하게 소비자 지갑을 열도록 하는지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예컨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는 생각지도 못할 아주 어린 시기에 형성된다.

한 필리핀 사탕 브랜드는 분만실 임산부에게 무료로 사탕을 나눠줬다. 얼마 되지 않아 이 회사는 캔디 맛 커피를 출시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을 때 임산부가 먹었던 사탕맛이 커피 속에 있으면서 지속적인 인기를 누린 것. 놀라운 건 태어난 아이들도 이 커피를 좋아하게 되면서 4년 만에 필리핀 시장 3번째 강자로 올라섰다.

과거에 애플은 노트북을 사면 아이팟 터치를 무료로 주는 행사를 벌였다. 부모가 노트북을 사면 아이팟 터치는 당연히 아이 것이 된다. 아이는 재미있게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노출되며, 아이가 노트북을 가질 나이가 됐을 때 애플을 고르게 된다는 의도다.

이 책은 "정보를 가진 5%가 나머지 95%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미국에서도 소비자 61%는 물건을 사기 전 온라인 리뷰나 블로그 후기를 읽지만, 이중 25%는 해당 기업 관계자가 올린 거짓 후기"라고 설명했다. 집단적인 믿음이 전하는 메시지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는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사회공헌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기업도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단순 기부가 아닌 공유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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