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발표된 의사국시 합격률이 저조한 학교의 공통점은 재수생의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국 합격률은 93.1%로 각 학교마다 희비가 엇갈린 상황. 시험 합격자 중 올 2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졸업을 앞둔 재학생의 합격률은 96.6%이지만,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1회 이상 탈락을 경험한 재수생의 합격률은 68.8%에 머문다. 따라서 재수생 비율이 높을수록 합격률이 저조하게 된다.

의사국가시험 대비학원 ‘메디프리뷰(medipreview)"의 권 양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한번 의사국가시험에 실패하면 삼수 이상의 길로 접어들 위험이 매우 높다"며 "거의 모든 학교가 재수생 관리 시스템이 미흡한데다 재수생 스스로 패배감 때문에 후배들이 있는 학교에서 공부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혼자서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데 중도에 지치기 쉬운데다 정보도 어두워 삼중고를 겪게 된다.

권 원장은 “90% 이상 높은 합격률이라는 착시 효과 때문에 좌절감이 더 크다"며 "의대 입학 당시 전국 상위 1% 이내의 우수한 학생들만을 모아 치르는 시험인데다, 학교간 합격률 경쟁 탓에 미리 유급 등을 통해 응시생 수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합격률은 이보다 최소 5~10%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별로 재수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 학원 특별반에서 시험을 준비한 30대 이상 재수생 4명의 평균 연령은 36.3세. 이들 모두 합격은 물론, 원하는 병원 지원에도 안정권인 80점 이상의 점수를 얻었다.

권 원장은 “체계적인 커리큘럼 운영을 통한 학습 페이스 조절과 멘토의 정확한 피드백이 있으면 재수생도 충분히 점수 만회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사법고시 준비생들이 신림동 학원가로 몰리는 이 시대에도 의사국가시험 재수생 중 상당수는 산사에 들어가듯 집이나 독서실에서 외롭게 공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학교마다 재수생과 유급생 관리가 큰 문제지만, 학교에 별도의 고시반을 운영하기가 어려운 까닭에 결국 시험의 당락 여부는 개인 탓이라는 분위기가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학교에서 학원에 원 포인트 레슨이나 재수생 위탁 교육을 의뢰하기 시작했는데, 각 학교 차원으로 재수생 문제 해결책 마련에 나 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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