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없는 정신건강의학과 구축"

사회적 편견이 치료 장벽 높여…적극적 홍보·교육 방침


지난해 의약품관리료 삭감, SSRI 처방 논란 등 많은 일에 웃고 울었던 정신건강과에 올 한해는 "맑음"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민수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회)은 올해 목표로 편견 없이 찾을 수 있는 진료과 구축을 꼽았다. 지난해 8월 정신과가 정신건강의학과로 개칭된 것과 관련 본격적인 다지기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적인 편견으로 정신질환이 있어도 감추는 경향이 강하다. 보험사에서도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의 보험가입을 기피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잘 치료하면 충분히 나을 수 있는 병임에도 한 번 걸리면 낫지 않는다는 편견과 낙인이 강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는 환자의 치료장벽을 높여 더욱 편견에 가두는 역할을 한다. 정신건강과에서 어떤 질환을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해 환자들의 인식이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으로 진료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이 과정을 내비게이션에 비유했다. 내비게이션이 모르는 길을 안내하듯 그동안 혼자서 끙끙대던 환자들을 올바른 치료로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환자 치료 위한 고민이 우선

이 이사장은 첫째도 환자, 둘째도 환자라고 말했다. 학회에서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SSRI 처방 논란은 어느 과에서 약을 쓰냐 안쓰냐와 같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신질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는 한 달에 한번씩 만나 환자를 위한 최선의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정신건강과를 필수과목에서 제외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 의견 수렴 없이 정책부터 시행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의료수가가 낮아 적자 운영되는 의료 현실을 반영한 한 현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서도 어떤 방안이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인지 심도깊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학술대회 통해 공존의 길 모색

올해는 굵직한 행사도 눈길을 끈다. 10월 25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릫차이를 넘어 하모니로"를 주제로 제15회 환태평양정신의학회(PCRP) 학술대회가 열린다.

PRCP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 주제로 △아시아 국가에 있어서 문화적인 차이 △아시아 국가에서의 우울증 △여성의 정신건강 △정신과 질환의 분류 △정신분열병·기분장애 원인과 치료 △정신질환의 유전적인 측면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아시아의 벽을 허물고 하나가 돼 이끌어갈 젊은 인재를 만드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큰 목표로, 젊은 의학도 육성을 위한 워크샵도 많이 준비돼 있다.

또 중독장애, 수면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매, 우울증, 자살, 소아 정신질환 등 현재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이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건강한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노력해야할 측면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가능한 정신건강영역에서 다룰 수 있는 모든 분야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지금은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아니면 이런 굵직한 행사를 주관할 나라가 없다고 할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면서 "학술대회를 통해 뛰어난 연구성과를 많이 알리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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