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자보 입원 지침은 진료권 침해
의료계, 자보 입원 지침은 진료권 침해
  • 박도영
  • 승인 2011.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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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사고 환자 입원·통원 가이드라인 여론 조사에 의료계가 발끈하고 나선 가운데 이해단체들이 가이드라인이 법적 효력을 가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해양부는 22일 자동차사고 환자 입원·통원 가이드라인 활용방안 관련 정책토론회를 열고 관계부처는 물론 의료 및 보험 전문가와 학계, 시민단체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가이드라인, 위장환자 문제 해결할 것

가이드라인 제정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우른 것은 위장환자 문제였다.

손해보험협회 김만용 상무는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가해자가 피해자의 입원여부 확인이나 상해와 사고의 관련여부에 대해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해 이를 중재할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 송석은 과장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가해자 입장이던 피해자 입장이던 관계없이 가이드라인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위장환자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손해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는 국민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대한의료법학회 정정일 상임이사도 입원해야 보상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은 이제 전국민적인 노하우가 됐다고 지적하며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해보험협회 허대회 부장은 불신의 문제가 만연한 점을 지적했다. 위장환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험사는 환자에게 치료확인서를 요구하는데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치료확인서를 요구해 불필요한 낭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자율적인 시스템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이드라인을 통해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이라고 설명했다.

김만용 상무는 "의학적 필요성을 떠나 환자가 입원을 요구했을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라며 의료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당부했다.

강제시 진료권 침해 우려…책임소재도 문제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위장 환자라는 소수를 규제하기 위해 법적 윤리로 만드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강제성을 가질 경우 의사의 진료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부회장은 환자의 입원 여부는 의학적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결정되는데 유독 자동차보험에만 가이드라인을 통해 결정한다는 발상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면 자칫 그 경직성으로 입원이 꼭 필요하지만 입원하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나춘균 협의회장은 가이드라인 적용 전 책임소재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에 의거, 강제로 통원치료를 했는데 만약 환자에게 사고가 생기면 그 책임이 모두 의사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송석은 과장은 "진료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이드라인 내용과 형식, 효력이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이는 의학적 지식에 따라 판단하는데 보조할 수 있는 지침에 불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달성되는 사회 전체의 신뢰성 제고라는 법익과 비교형량할 때 의사의 재량권이 다소 제한되더라도 그것이 재량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는 과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함을 강조했다. 단 해당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의학적 지식에 근거됐는지, 의사들이 따를 의지가 있는지는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적 계약에 정부 개입 가능여부도 문제

한편 자동차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 달리 사적 계약이므로 정부가 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춘균 협의회장은 "사보험의 계약관계에 정부가 끼어드는 것은 인권과 피해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최선의 치료와 보상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보험사와 계약을 맺는데 그 치료 방법을 정부가 제한하면 가해자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민동희 수석과 공정거래위원회 피계림 사무관도 가이드라인 제정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보험 약관에 관한 부분은 사적 계약이므로 강제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율적 참여 개도와 홍보가 우선돼야

가이드라인 제정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국학중앙영구원 김백희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첨예한 이익 대립이 있을 땐 보편적인 원칙이 잊혀지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이를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선량한 국민의 자유로운 생활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절대적인 약자인 환자로서 국민이 정당한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가이드라인 시행이 옳다고 했다. 하지만 강압적인 중재가 아닌 자율적인 타협을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율적 참여를 개도하고 홍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이루되 타율적 관여인 법률시행은 나중에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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