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연동제로 고시가 인하, But 최대 5만원 인상"

X-ray 필름의 공급가격이 지난 2009년에 이어 또다시 문제제기됐다. 필름없는 디지털화 장비가 보급화됨에 따라 공급 자체가 줄어들고, 환율연동제에 따른 고시가격 인하에도 업계가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의료계의 불만을 샀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치료재료 환율연동제에 대한 불만을 촉구하고, 치료재료 환율연동제의 예외조항 마련과 치료재료 상환제 시행 전 구입한 치료재료에 대한 구입가 보상 방안 마련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환율연동제는 기준 시점 이전 6개월 동안의 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삼아 이후 6개월 동안의 치료재료 상한금액(실 보상가)를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5차 건정심에서 2011년 3월~8월 사이의 평균 환율 1083.9원을 고려해 기준등급을 기존 1등급(1100원 이상~1300원 미만)에서 0등급(900원 이상~1100원 미만)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의협은 건의서에서 "최근 국제적인 경제 위기 등으로 환율이 급등하자 일부 치료재료 공급업체들이 고시가 이상으로 치료재료를 공급해 회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평균 환율 조정 이전에 구입한 치료재료들의 상한가격이 하향조정되면서 실제 구입가격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반면 일부 치료재료업체들은 치료재료 상한금액이 인하됐다는 이유로 공급이 어렵다고 통보하고 있어 회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이 각 시도의사회로부터 집계한 환율연동제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X-ray 필름이 주요 건의 제품에 해당했다. 14*17(고강도)의 경우 9월 30일 이전 구입가가 12만2000원에서 10월 1일 이후 구입가가 16만5000원으로 뛰었으나, 고시 가격은 11만8000원으로 환율연동 상환제에 따른 고시 이후 4만7000원 이상 올랐다.

X-ray 필름 11*14(고강도)의 경우 고시가격은 7만 6000원인 반면, 9월 30일 이전 구입가는 7만9000에서 10월 1일 이후 11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필름 10여개 품목에 대해 5000원부터 5만원 가량까지 공급가격이 인상됐다.

이같은 X-ray필름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환율연동제 시행 이전에도 공급 중단이라는 초미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한 필름업체 관계자는 "X-ray가 디지털화되면서 이제 필름을 거의 쓰지 않는 추세이며, 갈수록 수요가 줄어들어 공급하려는 업체도 줄어들고 있다"며 "대부분 수입이지만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리비는 많이 들고 다량 수입해와도 판매망을 확보하지 못해 재고부담마저 떠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공급중단 문제 이후 한차례 수가 인상이 됐지만, 터무니 없다는 것. 그는 "대체로 디지털장비를 별도 구입하지 않는 영세한 개원의들에 한해 문제제기가 되면서 더욱 어렵다는 하소연이 제기된 것"이라고 해석하며, "업체 역시 마진은 적지만 원가 만큼의 보존이 가능해야 수입이 가능하며,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터질게 터졌다…환율연동제 시차 문제 해결 필요

업계 일각에서는 X-ray 필름 자체의 문제가 아닌, 언젠가 환율연동제에 대한 이같은 문제가 터질 것으로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전체 치료재료 문제는 아니며 환율연동제에 따른 업계의 환율 보전은 긍정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처음 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환율조정에 대한 시차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처럼 6개월 평균이 아니라 기간이 보다 짧아져야 하며, 치료재료 품목군이 아닌 개별 회사제품으로 정해야만 현실적인 환율연동제가 된다는 것.

그는 "환율 변동이 한달에도 100원이상 오르락내리락 하는 시점에서 수입하는 시점과 계약 시점에 따라 수입가 역시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치에 따라 고시가와 공급가가 선정되는 구조"이라며 "시차에 대한 보존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지만, 병원이나 심평원 모두 이를 현실화하기 어렵고 또다시 공급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재료등재부 관계자는 "한 품목이 문제가 됐다 해서 이것만 검토하기는 어렵고 환율연동제라는 전체적인 제도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적으로 은값 상승으로 X-ray 필름 원가가 상승한 상태로 원가 조정에 대한 참고는 있을 수 있으며, 환율연동 시차에 따른 문제 해결방안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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