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돕던 산부인과의 "이젠 인재를 키웁니다"

"의사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지만 아직 멀었지않나 생각됩니다. 국립대학 교총장은 흔히들 장관급에 해당된다고들 합니다. 총장에 출마하려는 "의사"를 의협이나 소속학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또 당선됐을 경우 의학계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칠 수 있도록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의사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전북대학교 역사상 최초의 직선 의사총장인 두재균 교수는 "의사총장"보다는 "40대 국립대총장(1954년생)"이라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산부인과 의사로 인간을 탄생시키는데 일조해왔다면 이젠 젊어진 대학에서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할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선거기간 중 대학사회의 현실로 확인할 수 있었던 의사·의학에 대한 곱지않은 시각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총장에 출마하려 했을때 의사가 왜 나서려고 하느냐는 시선을 많이 받았죠. 그만큼 의학 또는 의사교수를 타학문에서는 별도의 집단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선거는 힘들게 진행됐지만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의 큰 흐름을 선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탈함과 투명성 그리고 변화를 요구하는 교수들과 함께 대학개혁의 선봉에 서게된 두 총장은 타대학교수들이 자신을 받아들였듯이 "의대"와 "의사"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대학의 위원회와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의대사랑은 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우수한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차원이 아닌 잘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1947년 도립 이리농과대학을 모태로 창학, 올해로 개교 56주년을 맞았다. 자유·정의·창조의 이념 아래 지역사회의 발전과 국가의 번영 그리고 인류공영에 기여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총장이 이 대학을 선택한 것은 전북 군산 대야가 고향이기 때문. 군산고등학교 재학 시절 장래에 대한 고민중 자신이 태어난 곳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의과대학(2회)을 지망했고 졸업 후 고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원의보다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우선 시급하다는 생각에 교수의 길을 선택했다.
"지역사회 발전의 모태가 되는 전북대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모교 출신이 총장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총장에 출마했던 것입니다."

의사로서의 섬세함을 기본으로 하되 능동적인 도전정신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대학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그는 또 대학 본연의 가치 추구에 소홀함이 없도록 자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학무행정의 나아갈 길을 피력했다.
교육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교육과 연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또 시대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음을 절감, 대학도 새로운 변화의 도도한 흐름에 맞게 변해야 하며 능동적인 도전정신으로 정체되어 있는 현실을 타파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총장은 대학의 리더이며 책임자이고 조정자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리더로서 가장 필요한 진취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발전을 이끌어야 합니다. 특히 대학의 책임자로서 구성원인 학생·교수·직원들의 조화와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정력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일반 교수시절에 생각하지 못했던 총장의 책무와 사명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더욱 넓은 시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그는 대학차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선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균형발전의 중심이 대학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리고 R&D 자금을 지방대학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산·학·연을 통해 파급시키려 하는 정부정책에 따라 창업보육센터·바이오식품센터·자동차금형기술혁신센터·의과학센터 등을 설치할 방침이다.
나아가 식·의약품임상시험센터를 설립하여 연구결과를 지역의 산업체들과 공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품개발 등으로 연계시켜 나가겠단다. 이를 위해 올 10월엔 이 지역의 특성을 살린 발효식품 엑스포와 국제학술회의를 개최, 대학과 지역의 특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대학이 기업에서 배울 점은 바로 그들의 경영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의 극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제고란 기업경영의 기본자세는 대학에서도 반드시 도입하고 접목시켜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 보면 대학은 분명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기법의 선택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즉, 국립거점대학으로서의 위치도 생각해야 하고 경영을 극대화하되 항상 인재를 길러내고, 교수들의 연구 업적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국립대학으로서 가지는 장점과 약점을 철저히 분석하여, 여기에 맞는 경영기법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두총장은 대학의 존재가치중 하나인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교수 및 연구소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파악하고 우선 연구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학의 행정적 지원은 물론 R&D에 대한 투자비도 확대해 나갈 작정이란다. 특히 증가 일로에 있는 산학협력 연구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 내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과 지역사회는 공동체 형성을 필요로 합니다. 그 핵심은 지역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졸업한 이지역 출신 인재가 다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역인재의 지역정착을 기반으로 하는 대학-지역 공동체는 지역혁신체제(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이 지역의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창출-분배-활용하는 과정에 역동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그는 "지역이 살아야 대학이 살고,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말을 공감하며,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 지역에 공헌하는 대학이 지역 주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요? 우리대학이 가장 먼저 받아들였죠. 6년과 8년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두 총장은 현재 80% 이상의 학생이 전북지역 출신이지만 이 제도를 통해 타지역 인재들의 영입도 가능해질 수 있어서 지역의존 현상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새로운 학제에 의한 대학의 경쟁력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선진의학 교육방식을 도입, 접목하고 조기 임상경험을 강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속병원의 발전을 위해 지역거점 암센터와 식·의약임상시험센터를 설립, 지역주민 건강의 보루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특히 효과가 입증된 식품을 질병을 다스리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교육열 고취와 복지향상을 위해 3·4학년 전용기숙사를 확보할 계획이며, 의학연구관이 완공되면 연구활성화와 진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두총장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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