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약제로 조절이 안 되는 결핵 환자가 늘면서, 가이드라인에서는 제시되지 않지만 기존의 항결핵제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신약은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결핵 자체가 병합요법이 필요한 질병인 만큼 한 가지 약제가 추가된다고 눈에 띄게 치료효과가 높아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결핵전문위원장인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심태선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새로운 항결핵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약제를 이용해 결핵치료 효과를 최대한 증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도 말했다. 또 "아직 항결핵제로 승인받지 않았지만 항결핵효과가 보고되는 약제들이 결핵치료제로 유용한지 재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항결핵제는 전통적으로 1차약제와 2차약제로 구분돼 왔으나 최근 다제내성결핵(MDR-TB)의 치료가 주요 문제로 대두되면서 5가지 그룹으로 약제를 분류하고 있다.

이중 그룹 5에 속하는 약제들은 일부 보고에서 MDR-TB에 대한 치료효과가 보고됐지만 아직 항결핵효과과 명확하지 않거나 부작용 등의 문제로 WHO가 MDR-TB 환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 약제들이다.

심 교수는 "하지만 난치성 MDR-TB 환자에서 다른 약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전 세계적으로 이 약제들을 포함해 치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리네졸리드는 아직 결핵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MDR-TB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체외 및 동물 실험 보고가 있고, MDR-TB 환자에서도 우수한 치료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제조회사에서 최고 28일까지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그 이상 장기간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 등에 자료가 부족하며 실제 장기간 사용시 여러 중증 부작용 발생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 교수는 "국내에서도 MDR-TB 환자에서 리네졸리드 사용 후 임상경과를 보고한 논문들이 보고된 바 있다"면서 "모두 높은 균음전율을 보였으나 부작용의 빈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항결핵약제를 새롭게 조합해 치료기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심 교수는 "현재의 초치료 병합요법은 약제감수성결핵에서 치료효과가 우수하지만 치료기간이 길고 부작용이 많이 중도탈락률을 높이는 주 원인"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로 퀴놀론계 약제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약제로는 목시플로사신, 가티플로사신, 8-메톡시 등이 있다. 이들은 퀴놀론에 속하는 광범위 항생제로 기존에 사용하던 오플록사신, 시프로플록사신, 레보플록사신보다 체외(in vitro) 검사에서 항결핵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시행한 2상임상에서는 8주간의 집중치료기 동안 에탐부톨(EMB) 대신 목시플로사신을 사용할시 EMB군(63%)에 비해 목시플로사신군(80%)에서 치료시작 후 2개월 시점에서 항산균 배양 음전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FLOTUB 연구팀이 1차 표준치료에서 8주간 EMB 대신 오플로사신 혹은 목시플로사신 혹은 가티플로사신을 대체해 치료한 결과 치료약제 간 8주후 균음전율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8주간 반복배양해 균 집락수를 관찰한 결과 목시플로사신과 가티플록사신은 균음전을 더 촉진시켰으나 오플로사신의 경우에는 효과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그 외 HIV 음성이고 공동이 없는 폐결핵환자에서 2HREZ/4HR과 2HREZ/2HR을 비교하는 연구, 리파펜틴 매일요법과 1차 약제 치료를 병합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고자 하는 연구 등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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