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관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성이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치료 전략들이 효과가 없거나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는 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새롭게 바뀐 2011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결핵 가이드라인 내용을 정리·발표했다. 실제 결핵 환자를 접하고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1차 의료기관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핵의 초치료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WHO가 집중치료기에는 반드시 에탐부톨(EMB)을 포함하도록 추천하는 것을 반영됐다. 결핵 초치료의 표준처방은 2HRZE/3HR(E) 또는 9HRE로 시행한다. 약제감수성 검사 결과 이소니아지드(INH) 및 리팜피신(RIF)에 감수성 결핵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치료 2개월 후부터 EMB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

또 결핵균 수가 많거나 치료 반응이 느린 경우 유지 치료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미국흉부학회의 2007년 지침도 수용했다. 결핵 초치료 환자에서 치료 시작 시 흉부 X-선에서 공동이 있고, 2개월 치료 후 시행한 객담 배양에서 양성인 경우 유지 치료 기간의 3개월 연장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WHO는 2009년 지침을 통해 집중치료 기간을 마칠 시점에서 객담 도말이 양성인 환자의 치료 기간을 무작정 늘리지 말고 환자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를 재검토하고 추가 객담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추천하고 있다.

약제내성결핵의 치료

INH 단독내성의 경우 INH를 중단하고 RIF, EMB, 피라진아마이드(PZA)를 유지해 6~9개월간 치료한다. 병변의 범위가 넓고 심할시 퀴놀론계 약제를 추가할 수 있다.

INH를 포함한 표준 4제 요법을 그대로 시행해도 95%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보여 표준치료를 유지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INH에 감수성이 있는 환자에 비해 재발률이 2배 높고 INH 단독내성은 표준 단기 화학요법의 치료 실패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보고도 있어 가이드라인에서는 RIF, EMB, PZA를 끝까지 유지해 6~9개월간 치료하는 것을 추천했다.

RIF 단독내성의 경우 RIF가 결핵치료의 가장 중요한 약제라는 점을 감안, INH, EMB, PZA로 최소 18개월을 치료하고 병변이 광범위할시 주사제도 추가하라고 추천했다.

잠복결핵의 치료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결핵균에 감염된만큼 모든 잠복결핵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발병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결핵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나 장기이식환자는 반드시 치료하고, 결핵 발병이 중증도로 증가하는 규폐증이나 스테로이드 사용 환자들은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TNF 길항제 사용자는 활동성 결핵이 진단되면 결핵 치료를 시작한다. TNF 길항제가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등 여러 염증성 질환에서 치료효과가 입증돼 사용되고 있지만 TNF-α가 항결핵 방어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결핵 발생이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TNF 길항제 치료 시작 전 활동성 결핵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결핵으로 진단되면 치료를 마친 뒤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TNF 길항제 사용이 시급할 경우 결핵 치료를 몇 개월 한 뒤 사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임재준 교수는 "결핵및호흡기학회 지침은 결핵 치료가 잘 되는 것을 전제로 2개월 치료 후에는 TNF 길항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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