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 "COPD 단계적 치료법" 발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우리나라 45세 이상 성인 17.5%가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주요 질병 중 유일하게 사망률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COPD가 전세계 사망원인 3위로 올라갈 것을 예상한 바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4~6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COPD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일차 의료기관에서 COPD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COPD의 단계적 치료법에 관해 발표했다.

원 교수는 "COPD 증상은 경증 및 중증의 COPD를 거치면서 악화돼 증상이 발현된 후에 조절하는 것은 이미 늦고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D의 진단은 증상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비가역적인 기류제한의 존재여부에 근거하므로 흡연 등 위험인자에 노출된 과거력이 있고 만성 기침과 객담이 있는 환자는 호흡곤란이 없어도 기류제한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원 교수는 COPD 진단과 평가에는 페활량측정법이 매우 유용하며,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노력성폐활량(FVC) 대비 1초 강제호기량(FEV1)이 70% 이하면 완전히 가역적이지 않은 기류제한이 존재함을 확진할 수 있고, 기관지 확장제 사용 후 FEV1이 사용 전보다 12% 이상 혹은 200ml 이상 증가하면 천식을 갖고 있거나 천식과 COPD가 병발됐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COPD 질환의 중증도에 따른 약물요법도 소개했다.

원 교수는 경증(제1기)에는 필요시에만 속효성 기관지확장제(흡입제)를 사용하며, 흡입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서방형 테오필린(theophyline)의 정규 처방할 것을 권했다. 중증도(제2기)에서 고도중증(제4기)까지는 지속성 기관지확장제를 규칙적으로 처방할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테오필린을 추가하고, 증상이 있으면서 FEV1이 50% 미만(제3~4기)이거나, 폐기능에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악화를 나타내는 환자에게는 기관지확장제 정규 치료에 흡입 부신피질호르몬제 정규 치료를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COPD에는 흡입약제가 경구약제에 비해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한 경구약제보다 흡입약제를 권한다"면서 "특히 총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경우 경구제는 장기적인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장기 사용했을 때 근육약화를 유발해 진행된 환자의 경우에는 호흡부전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항상제를 예방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급성 악화 빈도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악화된 경우에는 흡입용 기관지확장제(특히 흡입용 β2 작용제 혹은 항콜린제), 테오필린, 전신적 스테로이드제가 효과적이며 객담의 양 증가, 색 변화, 열 등 호흡기 감염의 임상적 징후가 있는 환자는 항생제 사용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원 교수는 "COPD 치료제는 단독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기전이 다른 약제를 두 개 혹은 세 개를 함께 사용하면 증상과 폐기는 개선, 삶의 질 호전, 악화 감소 등의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또 현재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속형 항콜린흡입제의 유지요법이 경증에서 인정되지 않지만 여러 연구에서 경증에서도 기관지 염증이 진행되며, 지속형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했을 때 증상 뿐 아니라 폐기능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 등이 호전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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