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태 급여상임이사, 공급자-보험자 간 "소통" 가능성 열었다

1986년 공단에 입사하여 기획조정실장, 부산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후 본원 급여상임이사로 임명된 박병태 이사(사진). 부임 후 첫 과제이자 공단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2012년도 수가협상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이사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대내외적으로 공급자와 보험자의 "소통"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간이긴 하나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모가 많은 수가협상을 마무리 한 박 상임이사는 "잘 된 곳보다 결렬된 병원협회와의 협상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협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그는 "공급자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가 같이 나아갈 수 있는 고민은 필요하다"고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 왔으며,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 논의하면서 완충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수가협상의 의의"임을 강조해 왔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어느 한쪽이 무너진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공급자와 가입자를 대변하는 보험자 간에 서로 간격이 크다 보니 누군가가 패배했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는 것.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이 "배는 고프지만 다 같이 아프지는 않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매년 공급자들로부터 끊이지 않았던 억압적이고 딱딱한 분위기라는 지적을 해결해야 했다. 이는 "교차협상"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고, 이번 수가협상에서 분명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박 이사는 "공무원 사회가 가지는 경직된 분위기는 개선돼야 한다"며, "지역의 본부장으로 있을 때는 제한적이지만 기관장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있었다면 본부에서는 행동범위가 좁아지는 대신 가진 소신을 현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해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울러 수가협상과 함께 공단의 중요한 역할인 약가협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아직 정부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부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세워진 바가 없다"면서도 "약가 일괄인하정책이 시행된다면 약가협상에서도 변화는 불가피 하다"고 내다봤다.

신약의 경우 구매력 지수를 감안, 적절한 가격 공급이라는 큰 틀의 변화가 없겠지만 사용량 연동에 대해서는 일괄인하에 따른 패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괄인하정책이 연상륙하게 되면 사용량 대비 인하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괄인하의 폭이 크게 되면 사실상 사용량 연동으로 조정되는 10% 내의 제한 또한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정부방침과 외국제도 등을 참고해 페이백 시스템 도입, 총액계약제 등 협상방법 및 내용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연장선으로 최근 영상수가 인하 취소 판결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박 이사는 "건보 재정의 수입과 지출을 총 80조원으로 잡으면 영상수가는 약 600억원 정도 규모를 차지한다"면서 "수가 인하 취소 판결이 건보재정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영상수가 인하는 건강보험 재정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수가가 과연 적정했냐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험자가 제대로 된 보험자 역할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그는 "공단이 분산돼 있는 급여의 전체적 평가와 약가 관리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성토했다.

공단과 심평원 간 분명한 역할 분리로 각각의 전문성을 더 높여나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박 이사는 "급여여부에 대한 것은 보험자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서비스의 질과 급여 적정성 등의 심사.평가 업무는 심평원에서 하더라도 보험자가 보험자로서의 업무가 제한돼 있는 것을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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