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 검사 무용론
비뇨기학계 들끓다


전립선의 상피세포에서 합성되는 단백분해 효소로 전립선 이외의 조직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 전립선암을 판정하는데 유용한 종양표지자가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이다.

검사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4 ng/mL 이하면 정상, 4~10 ng/mL은 중간단계, 10 ng/mL 이상이면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 전부터 PSA 검사는 비뇨기과 의사들에게 전립선암을 찾아내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돼 왔고 이에 대한 믿음은 지금도 굳건하다.

그런데 최근 미국예방의료서비스대책위원회(USPSTF)가 전립선암 검진에 대한 새로운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PSA 검사가 권고 레벨 "비추천"을 의미하는 D등급을 내렸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됐다.
USPSTF가 건강한 남성은 PSA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하고, 여기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이 PSA 검사의 보험 지불을 중단해야 한다는 권고를 더하면서 미국 정부의 PSA 검사 무용론은 힘을 얻는 듯 했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자 미국비뇨기과학회와 종양전문의들은 전립선암이 폐암에 이어 암 발생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립선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PSA 검사를 없애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PSA는 전립선암일 때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하고, 동일한 나이라도 인종에 따라 다르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또 전립선비대증, 급성 요폐, 급성전립선염, 전립선 허혈이나 경색 등의 다른 전립선 질환에도 수치가 상승한다는 단점이 있다.

USPSTF가 지적하는 PSA 검사의 가장 큰 허점은 전립선암 환자의 20~25% 정도가 정상 소견을 보이고, 전립선비대증과 중첩돼 진단 특이도가 낮다는 점이다. 즉 PSA는 전립선암 특이성(Specificity)이 낮고 위양성률(false positive rate)이 높아 불필요한 조직검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PSA 검사를 광범위하게 하고 있어 USPSTF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PSA 검사의 논란을 정리하고 우리나라 비뇨기과 의사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PSA 검사, 오류 높고 부작용 많아 "득보다 실"
검사 오류 8명 중 1명 꼴…감염증가·과다치료 인한 비용 등 문제


최근 USPSTF가 50세 이상 중년 남성들이 전립선암 조기진단을 위해 받아왔던 PSA 검사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발표했다. 즉 PSA 검사는 전립선암 사망 위험을 낮추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한 남성은 PSA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USPSTF는 그동안 70세 이상 남성만 PSA 검사가 필요 없다고 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모든 연령에서 PSA 검사가 필요 없다는 권고를 내린 것이다.

USPSTF팀의 이번 결정을 23개 코호트 연구와 2009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결과를 토대로 내렸졌다.
여기에 FDA 자문위원회가 PSA 검사를 심사 권장사항으로 추천하면서 USPSTF팀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PSA 검사 보험 지불이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USPSTF팀은 독립기관이지만 미국 정부가 선정한 의사와 과학자들로 구성돼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전액 지원받고 있어 사실상 정부기관이다.

PSA 농도로 전립선암 찾기 불가능
USPSTF팀이 PSA 검사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검사 자체의 오류가 높기 때문이다. PSA 수치가 높았지만 전립선암이 아닌 경우가 8명 중 1명꼴로 나타났고, 심지어 치료나 검사가 필요 없는 환자를 치료하는 상황도 많았다는 게 USPSTF팀의 주장이다.

지난 3월 FDA 자문위원회는 PSA 검사에 대해 아무런 유익성이 없고, 오히려 해를 끼친다고 판정하기도 했다.
FDA 자문위원회 회장인 휴스턴베일러의대 Virginial Moyer 교수는 "PSA 수치가 높다는 게 반드시 전립선암이 자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PSA 검사가 전립선암을 분간하지 못하며, 전립선암 남성의 수명에 아무런 혜택을 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PSA 검사가 외면 받은 또 다른 이유는 검사로 인한 부작용 때문이다. 1970년 PSA를 처음 발견한 애리조나의대 병리학 Richard J.Ablin 교수는 PSA 검사가 과다한 진단과 과다한 치료를 유발할 뿐 아니라 감염 증가를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PSA가 전립선암에 대해 특이한 것은 아니므로 PSA 농도로 전립선암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USPSTF팀은 불필요한 생검이 환자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보건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무겁게 한다는 측면도 있다. PSA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으면 대부분의 남성은 전립선 생검을 받아야 한다.

정상 전립선세포와 전립선 암세포는 모두 PSA를 생성하기 때문에 양성전립선비대증(BPH)도 PSA 혈중 농도가 증가해 환자의 불필요한 불안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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